애플 공동창업 워즈니악 “혁신 원하나? 실패한 직원에 자유 더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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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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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공동창업 워즈니악, 국내 中企대표들에 강연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 워즈니악
《 “직원들이 (주어진 일이 아닌)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꾸짖지 말고 다독여 주고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해 줘야 합니다. 관료주의 문화는 사라지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주최로 이노비즈글로벌포럼이 열렸다. 연단에 선 연사는 “창의성과 혁신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중은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의 대표들이었다. 우리나라의 기업 현실을 감안할 때 그대로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대목도 있었지만 참석자들은 단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진지한 눈빛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의 연사가 세계 정보기술(IT)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고 스티브 잡스 CEO와 함께 애플을 공동으로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그 주인공이었다.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 한때 세상을 호령했지만 지금은 영향력을 잃어버리며 쇠퇴하고 있는 기업의 예로 소니와 코닥, IBM 등을 거론했다. 그는 “소니가 아니라면 다른 회사의 제품은 아무것도 아닌 시절도 있었다. 워크맨은 아주 작으면서도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지금은 혁신의 DNA를 잃고 어려움에 처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코닥 역시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면서 변화를 추구하지 못해 몰락했고, 과거 혁신적인 회사로 불렸던 IBM도 지금은 예전만 못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 노키아나 림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도 단숨에 휘청거릴 정도로 한 치 앞을 판단하기 어려운 지금, 중소기업에 창의성을 추구하는 여유는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 “창의성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흔히 새로운 노래나 영화, 책을 접할 때면 좋은지 싫은지를 바로 느끼지 않나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색다르게 느껴지는 감성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따라서 창의와 혁신은 오히려 조그만 규모의 기업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교육체계가 혁신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창의와 혁신을 지닌 인재가 나오려면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교육 대신에 스스로 도전하고 깨닫는 교육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배우면서 혁신가로 성장한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면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깨닫는다”며 “직접 체험하고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계속 고민하는 여건을 제공하면 (창의와 혁신을 찾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재적인 엔지니어인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 지난해 세상을 뜬 잡스 CEO와 함께 1976년 애플을 창업했다.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1’을 시작으로 ‘애플2’, 매킨토시 등을 만들어 히트시켰다. 특히 그가 처음 만든 컴퓨터 마우스는 세계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발명품으로 평가받는다. 잡스 CEO는 마케팅과 디자인에서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감각을 발휘했지만 컴퓨터 기술은 잘 몰랐다. 워즈니악이 없었으면 오늘날의 애플도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그는 최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서는 “두 회사는 돈이 많기 때문에 아마도 소송을 계속 진행할 것 같다”며 “특허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전=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워즈니악#혁신#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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