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입자본 83%가 단기성 자금”… 한은 ‘11년간 흐름’ 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유입속도 신흥국의 2배… 유동성 완충장치 갖춰야”

2000년대 해외에서 유입된 자본 대부분이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 자금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3일 ‘BOK 이슈노트-자본자유화 이후 한국의 자본이동 행태’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자본이동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0년 국내로 유입된 자본의 83%는 주식투자, 채권투자, 차입 등 수시 유출입성 자본으로 분류됐다.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지분투자, 공장 등 생산설비 투자를 포함하는 직접투자는 17%에 그쳤다. 전체 신흥국의 수시 유출입성 자본 비율이 평균 49%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단기성 자금 비율은 매우 높은 셈이다.

보고서는 “한 나라의 경제발전 단계가 성숙할수록 직접투자보다는 주식 및 채권투자 등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많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신흥국 평균보다 비율이 크게 높아 국제자본이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최근 자본 유입의 흐름 자체도 과거에 비해 크게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자본 유입 순환주기(자본 유입이 증가하기 시작해 정점에 이른 뒤 다시 저점에 도달하는 기간)는 1990년대에 약 17개 분기였지만 2000년대엔 13개 분기로 1년가량 단축됐다. 보고서는 “수시유출입성 자본의 국내 유입속도도 신흥국 평균의 1.5∼2배나 됐다”며 “이런 자본은 금융 불안이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유출되므로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인 유동성 완충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기업#무역#금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