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더 멀리]‘개성있는 봉사’행복한 사회, 기업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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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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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역량 살린 사회 공헌 활동 소비자 호응도 높아


IBM은 창업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6월 15일을 ‘봉사의 날’로 선포하고 전 세계 지사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30만 명에 이르는 직원과 퇴직자, 고객, 협력사가 120개국에서 5000개의 자원봉사 프로젝트에 참여해 250만 시간의 봉사활동을 벌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이 행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새롭게 조명했고 이 덕분에 IBM은 그 어떤 광고보다도 뛰어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 기업은 CSR 활동에 과거에 비해 훨씬 무게를 두고 있다. 경제위기의 책임이 기업과 금융권에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진 까닭이다.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면서 각 기업은 사회공헌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한 차별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 기업의 강점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자신들만이 지닌 역량을 사회공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혁신을 통한 인재육성’을 사회공헌 활동의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아프리카 가나에 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와 동영상 교육시설이 갖춰진 센터와 학교를 짓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또 임직원 50여 명이 삼성의료원 봉사단과 함께 가나와 잠비아를 찾아가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벌였다. 삼성전자의 강점인 기술과 제품을 글로벌 사회공헌에 적극 이용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부터 벌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도 회사의 핵심역량을 사회공헌과 접목한 케이스다. 암 치료를 받으며 탈모와 피부 손상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여성 환자들에게 최적의 메이크업, 피부관리, 헤어 연출법을 가르쳐 주는 이 캠페인은 환자들이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갖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호응을 얻은 이 캠페인을 중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 “사회가 없으면 기업도 없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기업역량을 활용해 우리사회에 필요한 일들에 적극 참여하는 형태다. 단순히 나누는 봉사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회공헌, 이제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사진제공 각 기업
한국 대표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기업역량을 활용해 우리사회에 필요한 일들에 적극 참여하는 형태다. 단순히 나누는 봉사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회공헌, 이제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사진제공 각 기업
한솔그룹은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임직원이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주는 ‘매칭 그랜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솔PNS와 한솔인티큐브 임직원들은 2007년부터 매년 두 차례 태백, 춘천, 대전, 군산, 인제 등지에서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솔은 계열사 신입사원들의 입문 교육과정에도 홀몸노인 급식활동, 연탄배달 등의 봉사활동을 포함시켜 놓은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재작년부터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투명예산 10만 개와 교통안전 교육용 CD를 제작해 120여 개 초등학교에 나눠준 것이다. 현대모비스가 나눠주는 어린이용 특별 우산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반사하게 돼 있어 비가 오는 어두운 도로에서 운전자가 우산을 쓴 어린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우산에는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주변에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도 달아놓았다.

○ 사회공헌 참여기업도 증가 추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과 범위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수입하는 벤츠코리아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신진 아티스트 육성 및 문화예술 후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함께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우리나라 전통문화 예술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 벤츠코리아는 장애아동과 저소득 계층 지원을 위해 2억 원 이상을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창업자 교육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옥션이 전문 판매자 양성을 위해 2001년 시작한 창업교육을 받은 사람은 19만 명이 넘는다. 옥션은 소상공인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돕고 있다.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009년 시작한 CBT(Cross Border Trade) 프로그램은 충분한 경쟁력과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를 통해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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