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회사의 대변신… 200만 외국인 한류 둥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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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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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행복해, 샤이니는 정말 대단해(I’m so happy, Shinee really great).’ ‘래퍼 수지, 사랑해(Rapper Suzy, I love her).’

연탄사업을 모태로 한 에너지기업 대성그룹의 자회사인 코리아닷컴의 영문사이트(en.korea.com)에는 이런 글들이 넘쳐난다.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남미, 유럽 등 전 세계에 퍼진 한류(韓流) 팬들이 이 사이트에서 자신들의 ‘우상’에 관한 소식을 접하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새로운 한류 콘텐츠 유통망을 구축한 것이다.

2일 대성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라이크(Like)’ 버튼을 눌러 코리아닷컴의 팬으로 등록한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리아닷컴 팬이 되면 각종 한류 정보를 받아볼 수 있고 온라인상에서 팬클럽도 만들 수 있다. 페이스북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코리아닷컴에 회원으로 등록할 수도 있다.

대성이 콘텐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2006년 두루넷으로부터 인수한 코리아닷컴은 한동안 네이버, 다음 등 막강한 국내 포털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2010년 8월 한국의 연예, 문화 콘텐츠를 외국인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정보 허브(hub)’로 새롭게 부활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한류스타의 소식을 담은 ‘엔터테인먼트’ 외에 한류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팬클럽’, 한국의 음식, 패션, 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룬 ‘헬스앤뷰티’, 한국의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전하는 ‘테크’ 등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한류 스타들이 세계 각국을 방문해 공연할 때 한류 팬들이 직접 기자가 돼 이들을 쫓아다니며 기사를 작성하고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은 코리아닷컴의 독특한 강점이다. 일방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보다 내용도 풍부하고 참여의식도 높기 때문이다.

김남정 코리아닷컴 커뮤니케이션즈 팀장은 “200만 명의 팬 가운데 97%가 외국인인데 국적도 아시아, 북미, 남미, 터키, 프랑스 등 다양하다”며 “회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여기에 댓글을 달면서 쌍방향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에너지사업 외에 IT와 콘텐츠를 양대 성장 축으로 삼고 있는 대성 측은 코리아닷컴을 한류 콘텐츠의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인 ㈜대성과 대성창업투자가 제작한 책과 영화, 드라마, 게임, 음원 등을 코리아닷컴을 통해 세계로 뿌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덕분이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은 유튜브 정도로 제한돼 있다. 네이버, 다음 등은 별도의 영문사이트를 갖고 있지 않은 데다 또 다른 한류 사이트인 올케이팝닷컴과 숨피닷컴 등은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대성처럼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콘텐츠 유통 분야의 전문가들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과 게임,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광고미디어학)는 “콘텐츠 제작사와 유통채널을 보유한 회사가 협력해 해외 진출 초기부터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고 이를 분배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성 측은 “대성그룹의 전체 매출 약 1조2000억 원 중 콘텐츠와 IT 분야의 매출은 아직 10% 수준이지만 한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통해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연탄#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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