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저팬’ 디스플레이 大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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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늘-저팬 금주’ 신규법인 출범… LCD-OLED시장 패권 놓고 본격 경쟁

한국과 일본의 대표 전자기업들이 디스플레이 법인을 새로 세우고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맞붙는다. 일각에서는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도전도 함께 진행되면서 반도체 시장처럼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탕정사업장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삼성전자는 2월 이사회에서 LCD사업부의 분사를 결정했다. LCD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OLED 분야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SMD와 합치면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SMD의 지난해 매출 규모를 합치면 30조 원에 육박해 지난해 약 24조 원의 매출을 올린 LG디스플레이를 뛰어넘는다.

소니, 히타치, 도시바 등 일본 대표 전자기업 3사가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의 출자를 받아 설립하는 저팬디스플레이도 금주에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규 법인은 출범 초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시기에 디스플레이 업체가 출범하면서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을 제치고 디스플레이의 대표로 자리 잡은 LCD는 최근 2, 3년간 경기 위축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앞으로 OLED 패널의 주도권을 누가 확보하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런던 올림픽을 전후해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고 일본 업계도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저팬디스플레이는 아직 공식적으로 OLED 시장 진입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오쓰카 슈이치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는 1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OLED 기술이 LCD를 넘어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해상도와 소비전력, 수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자업계는 저팬디스플레이의 OLED 분야 진입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사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매출 기준 18%로 17%인 SMD를 다소 앞선다. 투자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한국 업체를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조수인 SMD 사장은 “저팬디스플레이가 4월 출범하면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단숨에 2위가 된다”며 “디스플레이 소재와 재료 분야는 일본이 강세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기업#무역#일본#LCD#O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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