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승자독식 플랫폼 시대 전략적 제휴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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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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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성시대다. 2월 15일 애플은 시가총액 4600억 달러(약 515조2000억 원)를 돌파해 상장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이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프로그램·콘텐츠 공급자들과 수요자들이 서로 거래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장(‘플랫폼’)을 만들어 줬다. 이들 기업을 언급할 때는 개방, 공유, 가치 같은 긍정적 단어들이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더 ‘착한’지를 놓고 순진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이들은 업계와 소비자에 대한 지배력을 키웠다. 인수합병을 통한 인접 산업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도 빠르게 확대했다. 일례로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인터넷 브라우저, 동영상 유통업, 기기 제조업까지 단숨에 흡수했다.

초영역적 지배력을 확보한 플랫폼들은 이익 극대화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먼저 개방과 폐쇄의 양면 정책을 본격화한다. 고객과 콘텐츠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구글은 산하 플랫폼을 아우르는 개인정보 통합을 추진해 초법적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들도 수익 창출에 나서면서 콘텐츠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음원 거래에 대해 10%의 수수료를 받아 찬사를 받은 애플이 또 다른 콘텐츠인 매거진 기사에는 30%의 수수료를 책정해 비판을 받았다.

몇몇 플랫폼이 지배하는 승자 독식 생태계 안에서 생존해야 하는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 플랫폼의 핵심 사업과의 연관성 등에 따라 제휴의 형태 및 성공 가능성은 다를 것이다. 보완적 성격이 강하다면 기술·콘텐츠의 차별성을 강화하는 정공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아이폰에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삼성전자의 부품이 쓰이듯, 여러 생태계에 동시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플랫폼 대 플랫폼으로 경쟁하는 전략은 어떨까. 언어, 문화, 진입규제 등 장벽 때문에 니치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한국에도 국내에서는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영역을 확장하려는 포털들이 있다. 이동통신사와 기기 제조사들도 자체 앱스토어를 키우려 노력한다. 이때 글로벌 거대 플랫폼에 비해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더 큰 가치를 주려는 노력은 필수다. 오히려 불리한 조건을 강요한다면 선순환적 발전은 요원하다.

규제당국은 여러 영역에 걸쳐 있는 플랫폼의 지배력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를 고민해야 한다. 잠재적 경쟁자로부터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거대 플랫폼에 의해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혁신의 결과로 독점적 이익을 거두는 것을 용인하는 이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혁신에 의해 그 독점이 깨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picij@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0호(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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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의 인재관리 노하우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글로벌 인재를 관리하는 6가지 원칙


GE는 매년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고위경영진 중 기술 부문 전문성을 가진 관리자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하고 즉시 시정했다. 지멘스는 매년 10∼12명의 졸업생을 채용해 학습 캠퍼스와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한 후 평가를 통해 보상 내용을 결정한다. 이케아는 직원을 채용할 때 기술이나 경험, 학위보다는 가치관과 신념을 더 중요하게 본다. 성공한 기업들은 저마다 우수한 인재를 찾고 관리하는 전략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각 기업의 사례와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도전과제를 소개한다.



바흐는 천재 아닌 집중력의 달인

▼ Lesson from Classic/바흐와 헨델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일생 동안 진지함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살았던 사람이다.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음악인들의 표현 방식과 개성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 백과사전 식으로 작품을 썼다. 스스로의 완벽주의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천재가 아니었다. 천재성 대신 집중력을 무기로 삼았다. 만족할 때까지 수십, 수백 번 반복하고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점검하고 또 검토했다. 그 결과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고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으며 오늘날까지 거장으로 추앙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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