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소득 2배로 늘어도 내집보유율 현 수준 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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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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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주택硏 연구자료 공개

1인당 국민소득이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지더라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가보유율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땅콩주택, 코하우징(cohousing·소규모 근린집단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협동주택) 등과 같은 주택이 대거 늘어나지만 ‘아파트’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 소득 늘어도 보유율은 변화 없을 것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 ‘소득 3만∼4만 달러 시대의 주택수요특성과 주택공급방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 2만659달러에서 2020년경에 3만∼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자가보유율은 2010년 60%대 수준에서 2020년에도 크게 늘지 않고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소득상향과 자가보유율은 선진국의 경우에도 관련성이 낮았다. 일본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이던 1978년 59.9%에서 4만 달러에 이른 2008년 60.9%에 그쳤다.

국민소득이 늘어도 자가 보유율이 정체되는 것은 젊은층의 취업난과 소득 양극화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1, 2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 증가가 주택공급 증가에 맞먹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40, 50대 주요 경제활동 계층의 자가 취득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주택 소유욕이 당분간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거주 20∼50대 68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년 뒤에도 주택 소유는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체의 86.3%를 차지했다.

○ 한국인 ‘아파트 사랑’ 지속


2020년경에는 독신 및 고령자 가구뿐 아니라 LAT족(Living Apart Together·각자 사생활 공간 확보를 위해서 별개 집에서 생활하는 부부), 스플리터족(splitter·별장을 소유하며 두 집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구가 등장하고, 이들을 겨냥한 주택이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 필지 안에 두 주택을 넣은 일명 ‘땅콩주택’으로 불리는 합벽주택이나 전원주택에 아파트의 편리성을 접목한 ‘타운하우스’, 리조트형 주택 등의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약해지며 대안 거주지인 코하우징 등 덴마크, 일본 등에서 전파 중인 새로운 형태의 주거문화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서도 한국인들의 유별난 아파트 사랑은 변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조사에서 소득 3만∼4만 달러 시대 선호하는 주거형태에서 아파트를 꼽은 이들이 33.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박신영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편리성과 안전성, 뛰어난 환금성을 바탕으로 하는 자산가치 등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현실적인 주거상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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