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순익 은행들 잔칫날… 박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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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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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작년 9조 순이익

신한, KB,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중 신한금융은 은행권 최초로 3조 원이 넘는 연간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대마진, 수수료 수입 등 손쉬운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데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수익 증가 추세도 크게 꺾여 올해 경영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3조10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대규모 희망퇴직과 충당금 적립으로 2010년 이익이 1466억 원에 그쳤던 KB금융도 2조3730억 원, 하나금융도 전년 대비 23.3% 많은 1조228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도 2조∼2조2000억 원대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의 2011년 합산 순이익이 약 9조 원에 이르러 2010년 5조 원의 2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대규모 이익이 상당 부분 은행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에서 나왔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은 대출이자나 연체이자 등 경쟁이 적은 곳에서 거둬들인 이자수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은 지난해 이자수입으로 전년 대비 3.4% 많은 39조3000억 원을 거뒀다. 특히 수수료 관련 이익은 4조9000억 원으로 11.4%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수료 인하 여론이 확산되면서 수수료를 일부 내렸지만 전체 수수료 이익은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익 감소 추세도 뚜렷하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4분기에 각각 3분기 대비 28%, 25% 감소한 5067억 원, 153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은 3분기보다 62% 적은 2191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고 희망퇴직비용 등 관리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은행의 이익 창출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다.

최근 주요 은행주 주가가 약세인 이유는 이익의 ‘질’이 나쁘고 올 한 해 이런 점이 크게 개선되기도 어렵다는 전망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은행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불과해 역사적 저점 수준이지만 국내외 실물경기 악화 추세가 뚜렷한 데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사회 전반의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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