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 “한국 트렌드 맞춘 ‘현지화’로 고객 감동 이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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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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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의 성공 비결

방일석 사장
방일석 사장
철저한 현지화로 성장 신화를 써온 올림푸스한국이 평판디스플레이(FPD) 광학검사장비를 국산화하고 국내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49)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올림푸스한국은 2011회계연도에 연매출 40% 성장 및 영업이익 역대 최고 등의 경영성과를 달성했다”며 “올해부터 FPD 광학검사장비를 ‘국산화’해 한국 내 회사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00년 국내법인 설립 후 디지털카메라(디카) 문화를 주도한 올림푸스한국은 최근 ‘하이브리드 카메라’라는 새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또 의료용 내시경 85%, 산업용 내시경 60%, 생물금속 현미경 40% 등의 점유율로 국내 광학기기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법인 설립 주역으로 13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방 사장은 여느 외국계 회사의 한국법인과 달리 철저한 현지화와 독립경영을 추구해 왔다. 그는 “올림푸스한국은 금융회사와 서비스전문기업 등의 자회사를 출범시키며 꾸준히 사업을 다각화해왔다”며 “이번 광학검사장비사업 진출로 한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검사장비는 일본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공급했지만 올해부터는 국내 생산시설에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제작해 바로 공급한다. 삼성, LG 등 국내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바로 맞춤 대응이 가능하며 애프터서비스(AS)도 훨씬 빨라진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일본기업의 해외법인에서 이처럼 현지 법인장이 전권을 주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올림푸스의 해외 법인 중에서도 유일하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방 사장은 반도체 영업을 하면서 올림푸스 본사 고위층의 신임을 받게 돼 스카우트됐고 2000년 직원 5명으로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방 사장은 “한국시장은 트렌드가 빠르기 때문에 마케팅 및 투자 등 의사결정도 곧바로 이뤄져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위한 경영권 독립, 새 비즈니스를 위한 자회사 설립, 한국에서 거둔 이익의 한국 내 재투자라는 세 조건을 내걸어 본사의 승낙을 받아냈다.

방 사장은 “현지화에 성공하려면 현지 고객과 문화 접촉이 필수”라며 문화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0년 강남 올림푸스타워에 올림푸스홀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국내외 전자업계는 동일본 대지진, 태국 대홍수 등으로 고전했다. 특히 올림푸스 일본 본사는 분식회계 사태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여 년간 은폐한 손실액이 무려 1조9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자 올림푸스는 삼성전자, 소니 등과 ‘자본 수혈’을 위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도 대지진 직후 부품 조달이 안 돼 국내 고객사에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등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이때 방 사장과 임직원들은 고객사에 ‘무료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다려 달라고 설득했다. 정성에 감동한 고객사들은 오히려 주문량을 늘렸고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준비된 기업만이 누리는 축복이다.” 방 사장이 임직원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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