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5색파워]체성분분석기 제조업체 ‘바이오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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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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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경영에 다 걸었다… “대기업 초봉에 氣 팍팍”

《 대·중소기업의 상생(相生)이 화두인 요즘 동아일보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임금 및 복지수준도 높아 구직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중소기업들을 엄선해 소개하는 ‘중소기업 5색 파워’ 시리즈를 연재한다. 이들 중소기업은 레드(파워·성장성), 옐로(행복), 블루(에너지), 오렌지(스마트), 그린(글로벌)의 카테고리로 나눠 소개될 예정. 첫 번째는 국내 체성분분석기 시장의 76%를 점유하고 있는 레드 빛깔의 벤처기업 바이오스페이스다. 》
바이오스페이스는 2000년 코스닥 상장 이후 한 차례의 적자도 내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회사의 연구원들이 노인이나 신장투석 환자가 침대에 누워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바이오스페이스는 2000년 코스닥 상장 이후 한 차례의 적자도 내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회사의 연구원들이 노인이나 신장투석 환자가 침대에 누워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우리 회사는 단순히 실적을 많이 올리는 직원보다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합니다.”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이오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홍성제 이사는 회사의 인재상(像)을 말해달라고 하자 ‘과제업무 제도’라는 독특한 인재양성 방식을 소개했다.

스스로 과제를 부여하고 평가받는 것으로, 완수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제라는 게 특이하다. 영업사원이 단순히 1년간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체성분분석기를 1만 대 팔겠다고 하는 건 인정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영업도 하고, 연구개발(R&D)도 해야 과제로 친다.

홍 이사는 “정부 경쟁입찰에 여러 업체가 참여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던 때 한 직원이 ‘특허제품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한 대를 판 적이 있다”며 “이처럼 작더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과제업무를 완수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1996년 설립된 바이오스페이스는 200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체성분분석기 제조업체다. 건강관리 및 의료용으로 쓰이는 체성분분석기는 몸 안의 수분과 무기질, 지방, 단백질 등의 비율을 측정하는 장치다. 제품에 따라 가격은 30만 원대에서 2000만 원까지 다양하다.

국내 체성분분석기 시장의 76%를 점유하고 있는 이 회사의 매출은 2003년 100억 원대를 넘어선 뒤 2010년 244억 원으로 뛰어오르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주식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차기철 사장은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창업주의 정신과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는 ‘인재 우선주의’가 이 같은 성장의 밑바탕”이라고 말했다.

○ 벤처창업 1세대의 성공스토리


차 사장은 미국 유타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따고 하버드대에서 포스닥(박사 후 과정)까지 마친 뒤 마흔에야 창업에 나섰다. 하지만 1990년대 말 한국에서 대당 1000만 원을 호가하는 체성분분석기를 파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유타대 시절부터 차 사장을 지켜본 홍 이사는 “참다못해 사업을 막 접으려던 때 한의사에게 한 대를 판매한 게 입소문이 나면서 궤도에 올라섰다”고 돌이켰다.

2000년대 들어 헬스케어 열풍이 불면서 체성분분석기의 수요는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년 초중고교 학생들의 신체검사에 체성분 분석을 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매출은 수직상승했다. 2008년 175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2009년에는 279억 원으로 60%가량 급증했다.

삼성과 LG, 미국의 GE까지 바이오스페이스에 기술 및 사업협력을 제안했다. 하지만 차 사장은 아직까지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는 것은 ‘독이 든 성배(聖杯)’를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홍 이사는 “당장의 이익을 보고 대기업에 손을 내밀면 자칫 기술과 사람을 빼앗길 수 있다”며 “독자적으로 차근차근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높은 연봉과 빠른 승진


이 회사의 대졸(군필 기준) 초봉은 3143만 원이다. 최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중견기업 평균연봉(3075만 원)과 대기업 평균연봉(3481만 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액수다. 이라미 부사장은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2010년 신입 및 기존 직원들의 월급을 평균 20% 이상 올렸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스페이스 인사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연공서열을 배제하고 철저한 능력위주 인사를 한다는 점이다. 입사 9년차로 올해 36세인 이 부사장을 포함해 올 초 30대 부사장이 두 명이나 탄생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당분간 빠른 속도로 국내외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체성분분석기의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지 않으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 가정용 제품 등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게 큰 과제다.

홍 이사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점은 잠재적인 리스크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면 점유율이 좀 떨어져도 매출이 늘면서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사는 연중 상시 채용을 한다. 문의는 회사 홈페이지(inbody.com)나 전화(02-2182-8902)로 하면 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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