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꿈 “넘버원 레저테마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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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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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시도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랜드는 ‘레저테마도시’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LA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시도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랜드는 ‘레저테마도시’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LA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랜드그룹 제공
지난달 30일 이랜드가 미국 프로야구단 LA 다저스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랜드 내부에서도 “믿기지 않는다”며 잠시 동요가 일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내 “박성수 회장이 늘 강조하고 꿈꾸던 ‘레저테마도시’의 모양을 갖추고 있구나”라며 무릎을 쳤다.

이랜드가 레저테마도시라는 꿈을 향해 닻을 올렸다. 박 회장이 직원들에게 “사들이고 펼쳐라”고 말한 것처럼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올해 사들인 사이판의 PIC사이판과 팜스리조트, 최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쌍용건설, LA 다저스의 방향은 모두 레저테마도시다. 이랜드는 30년간 회사를 지탱하던 유통과 패션을 넘어 ‘글로벌 넘버원 휴락(休樂)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 “사들이고 펼쳐라”…No.1 휴락 기업


박 회장은 평소 ‘의(依,) 식(食), 주(住,) 휴(休,) 미(美), 락(樂)을 두루 갖춘 넘버원 테마도시’를 강조했다. 12억∼15억 달러(약 1조3536억∼1조6920억 원)에 이르는 LA 다저스를 인수하겠다며 피터 오말리 컨소시엄에 지분 10∼15%(1500억∼2000억 원)를 투자키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포츠문화사업으로 이랜드 인지도를 높여 외국인을 유치하고 LA 다저스의 기념품을 테마도시에 전시할 수도 있다. 자금은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이랜드 중국법인의 지분을 팔아 조달할 방침이다.

레저테마도시의 콘셉트는 ‘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테마도시’다. 밑그림은 지난해 이랜드월드가 신설한 이랜드D&D 사업부가 그리고 있다. 이랜드는 2015년까지 강원 고성군 또는 제주도에 330만∼660만 m²(약 100만∼200만 평) 규모의 레저테마도시를 완공할 계획이다. 해외 용지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달 17일엔 세중투어몰의 후신인 투어몰을 인수했다.

○ 유통 패션에서 벌어 레저에 투자


박 회장은 유통, 패션으로 몸집을 키운 뒤 호텔·레저업으로 나아간다는 시나리오를 예전부터 구상해왔다. 이랜드는 1996년 설악켄싱턴호텔을 시작으로 하일라콘도(2006년), 한국콘도(2009년) 씨앤우방랜드(2010년) 등을 인수해 대명, 한화에 이어 호텔리조트 업계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잦은 M&A 시도에 일각에서는 우려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변정혜 동양증권 채권담당 연구원은 “이랜드가 최근 실적과 신용도가 좋아지긴 했지만 채권등급은 아직 BBB+”라며 “무리하게 M&A를 추진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랜드월드의 영업이익 등을 기반으로 한 현금창출 능력은 1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이랜드는 레저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대신 유통과 패션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는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5% 많은 10조 원으로 잡았다. 패션 부문은 중국을 앞세워 3조3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으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 유통 부문은 NC백화점을 필두로 4조2000억 원에서 5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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