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현장에서]시장 침체=투자 기회… 떨어진 우량자산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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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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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나 중산층은 빚을 갚고 높은 물가와 싸우느라 아예 투자할 돈이 없고, 돈이 좀 있다 하는 사람들도 기껏해야 안전한 채권 정도를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한 자산컨설팅업체 대표가 요즘 시장의 투자동향을 정리하며 기자에게 한 말이다.

올해는 유독 투자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기다. 우선 소비자물가와 전세금 때문에 여유자금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저축할 돈이 생겨도 무턱대고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놓자니 마이너스 실질금리 때문에 오히려 돈을 까먹을 판이다.

세계 경제에는 유럽 재정위기, 신흥국 경기 하강이라는 큰 폭풍이 지나가고 있다. 주식, 파생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 상품의 인기는 시들한 지 오래고 자연히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졌다. 그냥 원금만이라도 보존하려고 ‘바짝 엎드리는’ 자세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잔뜩 움츠린 것은 금융회사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리스크 관리’를 주된 화두로 꺼내들었다. 자산 경쟁이나 해외 진출 등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내실 안정을 기하겠다는 뜻이다. 불과 2∼3년 전 글로벌 유명 투자은행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는 와중에 키코(KIKO) 등 파생상품 투자로 엄청난 손실을 봤던 기억이 이들에겐 생생하다. 정부의 각종 금융규제와 기업대출의 연체율 상승으로 올해 금융권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수익성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런 악조건 속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대부분은 닥쳐올 위기를 대비하고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한 방어적 태도를 취할 것이다. 실제 최근 들어 시장에선 원금보장형 초단기 금융상품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만기 3개월짜리 정기예금, 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자금은 650조 원을 넘었다. 아예 일부는 거액의 현금 다발을 장롱 속에 묻어둔다. 어떻게든 손해를 안 보고 폭풍이 지나가고 완연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역으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지금은 오히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투자 격언을 떠올려볼 때다.

시장의 침체는 거꾸로 좋은 투자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장의 출렁거림이 크면 클수록 그 기회의 규모도 커진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면 평소 비싸서 쳐다보지도 못했던 우량자산이 의외로 낮은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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