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18% 내년 기약 中펀드… -8% 의외 활약 美펀드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 G2펀드 2011년 성적표 보니

‘떠오르는 별과 지는 별.’ 세계 경제의 양대 거인인 중국과 미국의 명운이 뚜렷이 엇갈린 한 해였다. 중국이 신흥국 대표주자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한 반면 미국은 수난의 한 해를 보냈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을 비롯해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내내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펀드 수익률을 놓고 보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중국 펀드는 끝 모르는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속을 썩였지만 미국 펀드는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선전했다.

○ 중국펀드, 긴축완화 본격 수혜

중국펀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해외펀드다.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펀드에 넣은 돈은 15조 원 가까이 된다.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자금(32조 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애물단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7년 중국 증시의 거품이 꺼지고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몰아닥치자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조금씩 회복하던 수익률이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또다시 내려앉았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90%, 홍콩H주 펀드의 수익률은 ―24.41%에 이른다. 수익률이 최상위권인 펀드들도 연초 이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상태다. 이런 중국 펀드에 내년에는 ‘볕’이 들 수 있을까.

대부분의 펀드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중국 펀드를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국런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하며 긴축 완화 기대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경기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준율을 추가로 내리는 등 중국의 긴축 완화정책이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성급한 환매보다는 내년 반등을 노리는 것이 나을 것이란 조언이 따른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중국의 내년 연착륙 전망과 긴축완화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성장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1분기 말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펀드 선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더블딥 우려, 신용등급 강등으로 올해 글로벌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줬던 미국은 펀드 수익률에서는 의외로 선전했다. 미국 펀드는 연초 이후 ―8.03%의 수익률로 해외펀드 중 상위권에 올라 있다. 평균 수익률이 해외주식형 펀드는 ―22.89%, 국내주식형 펀드는 ―14.64%인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수익률 덕분에 자금도 몰렸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8조1487억 원이 뭉텅이로 이탈한 데 반해 북미 주식 펀드는 유일하게 연초 이후 1190억 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미국 펀드가 이처럼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까닭은 유럽이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 경기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낸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미국 펀드의 선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장기적으로는 신흥국 펀드가 유망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펀드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해 신흥국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투자가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