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美, 세계 ‘에너지 황제’로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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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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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에 갇힌 원유-가스 개발하고 돌-모래서 원유 추출
사막-바다서 채굴 방식 벗어나… 머잖아 최대 석유-가스 생산국

중동 아프리카 등의 원유에 집중해온 대형 에너지회사들이 미국 캐나다 호주대륙 등에 널려 있는 ‘비전통적 원유’로 눈을 돌리면서 세계 에너지 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수십 년간 에너지회사들은 원유가 풍부한 걸프 만을 비롯해 북아프리카 사막,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인 니제르 삼각주, 카스피 해 등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에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시장이 에너지회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광업기술의 비약적 발전 덕분에 예전에는 개발비용이 비쌌거나 채굴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던 셰일가스 오일샌드 셰일오일 등 ‘비전통적 원유·가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비전통 원유·가스 개발의 경제성이 크게 개선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셰일가스 및 오일은 모래와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진 암석 안에 갇혀 있는 가스와 원유이며, 오일샌드는 원유가 지표면 근처에서 수분이 없어지면서 돌 및 모래와 함께 굳은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에너지 혁명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석유회사 엑손모빌은 향후 10년간 비전통적 원유·가스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PFC에너지는 “2020년경이면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량의 3분의 1이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에서 얻어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가스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석유컨설팅회사 우드매킨지는 “세계 석유회사의 절반 이상이 비전통적 원유·가스 자원을 장기 투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러한 변화가 석유 자원을 둘러싼 국제정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등 선진국에서 더 많은 석유 자원이 생산되면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누려온 국제유가 관련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선진국 쪽으로 넘어가 중동국가들이 세계에 공급 충격을 줄 소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이 신문은 발전소들이 비싼 석유 대신 값싼 천연가스를 활용할 길이 열려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요금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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