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위안화 가치 급락… 中, 수출 전선 숨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유럽발 금융위기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단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 추세로는 평가절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수요가 몰리면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5일 중국외환교역센터와 런민(人民)은행에 따르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2일 선물환 시장에서 고시가격인 6.3310위안에서 상한가인 6.3627위안으로 올랐다. 하루 최대 변동폭인 0.5%까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

현물 시장에서도 11월 23일까지 6.34위안대였던 환율이 지난주에는 6.35위안대로 올랐다가(평가절하) 이달 들어서는 다시 6.33원대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평균 0.4% 절상됐지만 지난달에는 0.39% 절하되는 등 갈피를 잡기 어려운 모습이다.

위안화 환율이 요동치는 건 유럽 변수 때문. 유럽의 부채 협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아직까지는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달러화로 국제 자금이 쏠린 탓이다. 여기에 10월 한 달간 248억9000만 위안(약 4조5000억 원) 규모의 투기성 단기자금(핫머니)이 빠져나갔고 같은 달 무역흑자가 17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227억 달러)보다 줄어든 것도 위안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김진룡 한국은행 중국대표처 부수석대표는 “최근 홍콩의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환율이 현물보다 더 높게(위안화 평가절하) 형성되는 등 시장 전망은 위안화의 단기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될 경우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경착륙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좋은 만큼 위안화 절상 요인 또한 상존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절상과 절하 압력의 크기에 따라 위안화 환율이 출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절상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진 KOTRA 베이징무역관 부관장은 “최근의 시장 여건 때문에 기존의 절상 압력이 어느 정도 상쇄되는 측면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오르게 돼 있다”고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의 급등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원화 가치가 위안화와 비슷한 추이를 보일지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데다 과거와 달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가공해 수출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어떤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