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中 부동산 시장, 황금시대 가고 빙하시대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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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의 황금시대 10년은 갔다.’ ‘2012년에 중국 부동산은 종말을 고하는가.’

최근 중국 언론은 부동산 경기의 급속한 냉각을 이렇게 전했다. 내년 권력교체기를 앞둔 중국 최고지도부는 부동산 시장의 고삐를 계속해 조이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27일 “부동산 가격 억제정책을 계속 이어가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주택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바뀌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0월 하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 총리와 리 부총리의 발언은 경제 경착륙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 억제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 찬물을 끼얹은 것. 최근 수년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빈부격차를 키우고 사회불안을 심화시킨 주원인이라고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또 비정상적인 부동산 거품을 방치할 경우 중국 경제에 상당한 짐이 될 것을 우려한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 점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많은 개발상이 1채를 사면 1채를 공짜로 주는 등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반응이 없어 울상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서너 채씩 산 이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34곳에서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했다. 9월 17곳에서 곱절로 증가한 것으로 정책의 효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는 물론이고 중국 경제도 둔화 동향이 나타나는 만큼 부동산 시장 급랭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전체 경제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 비중이 높아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중국 정부는 서민용 임대 및 분양주택인 ‘보장방(保障房) 주택’의 대규모 건설로 대응하고 있다. 주택가격 안정과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개발계획(12·5규획)이 끝나는 2015년까지 약 3600만 채의 보장방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올해 2월 발표했다. 최고지도부의 적극적인 독려 아래 올해 목표인 1000만 채 착공은 10월 말에 이미 도달했다. 현재 중국 지도부는 보장방의 공정한 분배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보장방 건설이 궤도에 올랐다는 메시지다. 리 부총리는 최근 “당과 정부는 보장방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보장방(保障房) ::

중국 정부가 서민을 위해 공급하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통칭하는 표현. 한국의 보금자리주택과 비슷하며 중국에서는 보장성 주택이라고도 불린다. 중국은 올해부터 보장방 건설을 크게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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