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보다 효율”… 보잉787, A380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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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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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여객기 ‘드림라이너’ 서울ADEX 참가 한국 첫선

크기의 A380이냐, 효율성의 787이냐.

에어버스의 A380과 함께 차세대 항공기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이는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가 17일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787은 ‘2011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ADEX)’를 위해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대한항공을 통해 국내 취항을 시작한 A380은 ‘하늘 위의 특급 호텔’로 불릴 정도로 규모에서 압도적이다. 길이 72.7m, 너비 79.8m, 높이 24.1m. 축구장 크기에 맞먹는 A380은 복층 구조로, 이코노미 클래스로만 좌석을 채우면 최대 853명이 앉을 수 있다. 다만 큰 규모와 그에 따른 좌석 수 때문에 인천공항, 뉴욕 JFK공항처럼 주요 허브공항만을 취항한다.

이에 맞서는 787의 무기는 ‘효율성’이다. 1994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787은 단층 구조로,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으로 최대 290석을 설치할 수 있어 크기만 따지면 평범하다. 그러나 보잉은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효율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한 탄소복합체를 사용해 경량화에 성공하고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을 20%가량 높였다. 무게가 준 덕에 창문에 전달되는 하중도 줄어 창문의 크기를 60% 이상 키울 수 있었다. 보잉은 “가벼운 복합재료를 쓰고, 새로운 엔진을 적용하고,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도 20%가량 덜 배출한다.

두 회사는 비행기의 성격만큼이나 다른 전략을 택했다. 에어버스는 “장거리 비행 고객이 하루 1만 명에 이르는 거대 도시가 지난해 39곳에 그쳤지만 2030년에는 90곳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자연히 초대형 A380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잉은 “항속거리가 긴 787은 허브공항을 거치지 않고도 중형 도시 간의 효율적 운항이 가능하다”며 “환승이 줄어들면 배기가스 배출 및 소음감소 등 환경적인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전일본항공(ANA)에 처음으로 인도된 787은 2016년 대한항공을 통해 국내에도 취항할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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