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용 외환銀 수석부행장 “덩치 키워 환전분야 1위 되찾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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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용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은 “자산 증가, 지점 수 확대 등을 통해 은행권 대형화 바람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박제용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은 “자산 증가, 지점 수 확대 등을 통해 은행권 대형화 바람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근 6년간 한국투자공사(KIC) 경영관리본부장을 지낸 박제용 외환은행 수석부행장(56)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부행장은 지난달 말 5개월간 공석이던 외환은행의 수석부행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눈길이 모아지는 것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와 관련해 노조 측의 반대 투쟁이 길어지면서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급격히 흔들리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올해 상반기 다른 시중은행들의 예금은 크게 증가했지만 외환은행의 수신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7770억 원이나 줄었다. 올 들어 이탈한 고객도 20만 명이 넘는다. 이와 관련해 박제용 수석부행장은 외국인인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행내 의사소통과 리더십 발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다른 시중은행 수석부행장보다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 부행장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산이 100조 원도 안 되고 지점도 350개에 불과한 외환은행이 250조 원이 넘는 자산과 1000여 개의 지점을 보유한 대형 은행들과 경쟁하려면 외형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성장우선 전략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96조 원이던 외환은행의 자산을 올해 말 102조 원, 2015년 121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것. 그는 “외환은행이 작년 말 신한은행에 환전 분야 1위 은행의 지위를 내준 것도 지점 수의 절대 부족 때문”이라며 “인천국제공항 설립 후 지점을 폐쇄했던 김포공항 안에 지점을 다시 열고 환전 수요가 많은 대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나치게 중장년층에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도 대대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환은행의 20대 고객 비중은 23.4%에 이르지만 이들에게서 얻는 수익은 고작 4.9%에 불과하다. 반면 비중이 20대와 별 차이가 없는 40대와 50대 고객들은 각각 33.1%, 42.3%의 이익을 은행에 안겨주고 있다. 박 부행장은 “젊은 고객 비중이 낮은 은행에는 미래가 없다”며 “대학교 인근 영업점을 전략 점포로 선정해 영업 및 판촉 지원을 집중적으로 해주고 각종 장학재단, 어학원, 소셜커머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더 많은 젊은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양재남지점장으로 취임한 2000년, 지점이 위치한 현대자동차 건물 로비에 ‘새로운 외환 지점장 박제용을 기억해주십시오’란 현수막을 붙였다.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저 현수막을 걸어놓은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고 물은 뒤 지점을 찾기도 했다는 것. 그는 전국 하위권이던 양재남지점을 전국 1등 지점으로 만들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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