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이젠 기계 아닌 半전자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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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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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32%가 전기전자 부품… 매년 비중 늘어 4년뒤엔 40%
내부에 와이파이존 설치도

바스프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합작해 이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콘셉트카 ‘스마트 포비전’. 바퀴 휠이 100% 플라스틱이고 지붕에서는 유기화학염료로 전기를 생산한다. 창문에는 적외선 반사필름을 붙여 차 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바스프 제공
바스프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합작해 이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콘셉트카 ‘스마트 포비전’. 바퀴 휠이 100% 플라스틱이고 지붕에서는 유기화학염료로 전기를 생산한다. 창문에는 적외선 반사필름을 붙여 차 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바스프 제공
19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포드의 준중형차 ‘올-뉴 포커스’에는 ‘와이파이(Wi-Fi) 핫스폿’ 기능이 적용됐다.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같은 스마트 기기를 차 안의 USB 포트에 연결하면 차량 안이 와이파이 존이 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차에 탑승한 사람들은 최대 5명까지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포커스 안에 스마트폰의 3G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 차 안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 있다면 사용료는 공짜다.

자동차는 이제 금속으로만 이뤄진 기계장치가 아니다. 강력한 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본연의 기능은 남아있지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각종 편의장치를 갖춘 생활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자동차 원가의 32%는 전기전자 부품 값으로 이뤄져 있다. 차량용 반도체, 전자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이 자동차에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기전자 부품의 원가 비중은 2015년이 되면 전체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반 전자제품’이 되는 셈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자동차와 같이 전기전자 부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차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자동차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 차량도 이제는 많은 전기전자 부품을 필요로 한다. 바퀴의 미끄럼을 방지하는 제어 장치, 시스템 통합 제어 장치, 네트워킹, 외부와의 연동 등을 위한 전자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등 차량 제어와 관련된 경력 연구직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으며 국내 전자 대기업에서의 이동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자동차에 인터넷 이용 서비스 속속 개발 ▼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화학회사인 독일의 바스프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합작해 이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콘셉트카 ‘스마트 포비전’은 바퀴 휠이 100%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금속과 같이 안정적이지만 최대 30%까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스마트 포비전의 지붕에는 유기화학 염료를 기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와 같은 에너지 효율 솔루션 기능을 넣었고 창문에는 적외선 반사 필름을 적용해 차 안은 시원하게 만들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자동차회사들은 단순히 차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차와 관련된 서비스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적용하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BMW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커넥티드 드라이브’라는 개념을 내놓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마이 시티 웨이’라는 앱을 만들어 여행자를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BMW는 앱 개발 회사에 지분 투자를 했으며 이미 뉴욕 등 대도시 관련 앱은 아이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만난 BMW의 자회사인 아이벤처스의 버나드 블래텔 부사장은 “클라우드컴퓨팅을 이용한 다양한 차량 서비스는 차량의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서비스들이 미래에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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