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21개국 증시 중 유일하게 상승… ‘반 토막 펀드’ 다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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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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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VN지수, 국내 증시 폭락장세 속에서도 13% 상승세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수준 매력적이나 조금더 지켜봐야


“베트남 펀드가 눈물을 닦을 수 있을까?”

2006∼2007년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베트남펀드는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 뭉칫돈을 끌어 모았다. 그 당시 베트남 시장으로 몰려간 한국 투자자금은 1조 원이 넘었다. 하지만 베트남 증시가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투자금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베트남 펀드는 투자자들의 원망 속에 ‘반 토막 펀드’라는 오명을 안아야했다. 그런 사연 많은 베트남 펀드가 최근 반등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증시는 상승세을 보이고 있는 것. 베트남펀드도 지수 상승에 힘입어 최근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베트남 펀드가 과연 반 토막 펀드란 오명을 벗고 비상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 글로벌 급락에도 베트남 증시 꿋꿋

국내 증시가 폭락장세를 연출했던 8월 이후 베트남 VN지수는 13%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상승폭이 워낙 컸던 터라 16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2.88% 떨어진 457.11로 거래를 마쳤지만 같은 기간 하락을 면치 못했던 아시아 증시와는 대조적인 흐름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가 각각 11%, 21% 하락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에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들이 급락세를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21개국 증시 중 유일하게 베트남 증시만 상승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정책 변화로 시중의 유동성이 늘어난 데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베트남 증시의 매력도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자 베트남 정부가 시중금리를 낮추고 있는 데다 연일 최고치로 상승하던 금값이 하락하자 다시금 베트남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게다가 베트남 증시의 경우 외국인투자가의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글로벌 변수들에 대한 영향이 타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베트남 VN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이 450 선을 상향 돌파한 가운데 연말까지 500 선 가까이 다가설 것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 베트남펀드 수익률도 good

이 같은 최근 주가 반등에 힘입어 베트남펀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최근 한 달 간 베트남펀드 주식형은 5.06%, 혼합형은 11.91%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이 0.16%, 해외 혼합형이 1.72%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데 반해 두드러지는 성적이다. 개별 혼합형 펀드로는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가 1개월 수익률로 17.55%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이 13.14%를 달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는 IBK자산운용의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증권A[주식]’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차이나베트남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 각각 8.65%, 5.76%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펀드가 부진을 벗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펀드에 2006∼2007년 당시 가입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30∼50%대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좋지만 연초 이후로 따졌을 때도 대부분의 펀드가 마이너스 성적을 못 면하고 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6.3%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 평균 4.4%을 웃도는 고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재정수지 적자와 외환보유액 부족 등 경제성장의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 특히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3.2%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각하다.

전문가들도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세는 지속되겠지만 재정수지 악화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나 2008년 이후 여타 이머징 국가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베트남 주식시장이 확실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고 보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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