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요모조모]신세계 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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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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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장 선도株… 상장 한달만에 공모가 2배 육박

《 ‘어디 투자해 볼 만한 새내기주(株) 없을까.’ 기술력 있는 탄탄한 중소기업, 대기업의 알짜 계열사,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공모주 시장을 달궜던 화제의 기업들까지…. 증시에 새롭게 입성한 주목받는 새내기주들의 면면을 분석한 ‘새내기 요모조모’를 매주 수요일자에 싣는다. 》
보험회사에 다니는 황모 씨(27)는 평소에 디젤 청바지에 코치 가방, 돌체앤가바나 향수를 애용한다. ‘패션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독창적인 작품도 좋아한다. 워낙 고가라 구매하긴 힘들지만 케이블TV나 인터넷을 통해 그의 옷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황 씨는 최근까지도 자신이 좋아하는 이 브랜드들이 모두 ‘신세계인터내셔날’이란 회사를 통해 한국에 수입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 같은 명품에서 갭(GAP)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에게 친숙한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수입 및 유통시키는 종합패션업체다. 보유 중인 패션 브랜드들의 현란함에 비하면 지난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회사였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를 두루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로 공모주 시장에서부터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유망 새내기주로서의 신고식을 화려하게 치렀다.

○ 화려한 신고식에 주가도 승승장구

한국인의 유별난 명품 사랑이 반영된 것일까. 지난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상당수의 새내기주가 공모가나 시초가를 밑도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장 첫날 공모가(6만5000원)를 뛰어넘는 시초가(10만3000원)를 형성한 뒤 상한가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9만∼10만 원 선이었던 각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이후 소폭 조정을 보이기도 했으나 한 달이 지난 16일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두 배에 육박하는 12만7000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명품수입유통업자로 기업의 기초체력을 쌓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59%를 해외패션본부에서 올렸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패션소비 양극화로 국내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연평균 21% 성장했으며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6.1%에서 지난해 11.3%까지 늘었다. 올해도 국내 명품시장은 30% 성장세다. 매출 중 수입 비중이 60%에 달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수혜도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 토종 패션브랜드인 ‘톰보이’ 인수를 비롯해 이마트 내 생활용품 판매 등 국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사업본부 등도 확장하고 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명품시장 급성장에 따른 수혜, 모회사인 신세계의 뒷받침, 강력한 유통채널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회사”라고 말했다.

○ 주가 고평가 논란도 나와

이처럼 기본적인 체력이 탄탄해 보이는 기업이긴 하지만 비슷한 업종들의 주가를 감안할 때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종가와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08배 정도다. 휠라코리아(9.03배) 한섬(10.30배)을 압도한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글로벌 경쟁업체들인 크리스찬 디오르, 루이뷔통그룹, PPR그룹 등의 PER가 12∼13배 정도인 점을 감안해도 비싼 감이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후광 효과와 적은 유통물량(전체 발행주식 26%만 유통)으로 인한 수급 영향으로 주가가 단기 급등한 것 같다”며 “밸류에이션(적정주가) 측면에서는 지금 주가가 맞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에는 신세계그룹 지배구조와 연관된 기대도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자회사인 데다 그룹 지배구조와 연관돼 있어 단순히 기업 가치 측면에서만 보긴 어렵다”며 “현재 고점 대비 20% 가까이 빠진 상황이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며 2분기 실적 등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결정짓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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