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오지에 뭐가 있기에… 삼성도, LG도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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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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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삼성물산 등 진출… 팜유-천연고무 풍부해
바이오 원료 등 확보 경쟁… 잇단 농장 매입-공장 설립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천연자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油) 생산국이자 천연고무 생산 2위 국가다.

LG상사,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농장을 사들이는가 하면 현지 생산체계까지 속속 갖춰 나가고 있다. 초기에는 발을 살짝 담가 수익성을 따져보다가 사업성이 밝다고 판단되자 사업을 확대해 가는 것이다.

LG상사는 내년 말까지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카다우에 연간 8만 t 규모의 팜유 가공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2009년 여의도 면적 20배에 이르는 1만6000ha 규모의 팜 농장을 2700만 달러에 인수한 후 2년 가까이 운영만 해왔지만 이제는 팜유를 가공해 직접 바이오 연료 생산체제를 갖추겠다고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팜 열매의 껍데기를 이용한 발전(發電)사업도 고려하는 등 다양한 연관 분야 진출도 고려 중이다.

팜유는 야자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다. 식용은 물론이고 친환경 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의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쓰임새가 많다. LG상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된 이유를 “강우량이 풍부해 농장을 운영하기 딱 좋은 자연조건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인건비가 싸고 한국에서도 가깝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역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서울 면적의 40%에 이르는 2만4000ha의 대규모 팜 농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10만 t가량의 팜유를 생산하는데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유지회사에 팜유를 팔고 있다. 한국 기업이 현지 농장을 사들여 기름을 만들고, 이를 다시 현지 업체에 파는 것이다. 아직은 팜유를 바이오디젤 형태로 가공해 판매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향후 팜유를 세계 곳곳의 바이오디젤 관련 회사에 공급할 계획이며 자체적으로 바이오디젤 생산체제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판매망까지 구축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남부 칼리만탄 타나붐부에도 한국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SK네트웍스는 이곳에서 천연고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인도네시아 산림부로부터 이 지역 2만8000ha 땅을 60년간 개발·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여기서 생산된 천연고무는 타이어의 원료 등으로 쓰인다. 5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3년까지 총 700만 그루의 고무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조만간 농장 근처에 가공공장도 지어 생산부터 가공까지 일원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2009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쿠부라야 지역의 농장을 인수하는 등 본격적인 팜유 농장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7000ha 이상의 개발을 끝낸 상황이다. 2013년부터는 팜 열매를 본격적으로 수확해 연간 약 10만 t을 생산할 예정이다. 올해 짓기 시작한 1차 팜유 가공공장은 2013년 초에 완공된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팜유는 최근 친환경 대체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이나 화장품 등 산업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인기”라며 “농장을 더 넓히기 위해 새로운 농장 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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