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유통 3단계로 ‘팍’… 가격 10~15%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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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유통업계 첫 축산물 가공센터 ‘미트센터’ 문열어

11일 경기 광주시 오포면 양벌리에 ‘이마트 미트센터’가 문을 열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만든 첫 축산물 전문가공센터다. 이날 오전 바깥 기온은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지만 센터 안은 어깨가 자연스레 움츠러들 만큼 냉기가 돌았다. 동행한 이마트 관계자는 고기 속 육즙과 선명한 붉은색을 유지하기 위해 실내온도를 항상 12도로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최대규모 축산물 가공센터

기존 물류센터를 리뉴얼한 이마트 미트센터는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7107m²(약 2150평) 용지에 15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세웠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축산선진국에서 들여온 10여 종의 자동화 설비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축산물 가공센터다.

사실 국내 축산 유통구조는 고비용, 저효율로 악명이 높아 고기 값 거품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더군다나 미국, 호주산 축산물뿐 아니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값싼 유럽산까지 국내로 쏟아지면서 축산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에서는 농가에서 키운 한우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게는 7, 8단계를 거쳐야 한다. 유통단계마다 작업비, 포장비, 운송비가 추가돼 소비자가격이 높아질 뿐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고기의 맛이 변질될 여지도 많다.

이마트는 자체 축산물 가공센터를 통해 이 단계를 3단계로 줄였다.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이 뛰어난 고기를 위생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큰 고깃덩어리를 작게 나누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이마트는 기계를 이용하면 소 한 마리에서 평균 5% 정도의 고기를 더 발라낼 수 있고, 매장별로 제품의 품질 차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미트센터 도입으로 유통 단계가 짧아지기 때문에 가격을 10∼15%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도축까지 이마트가 맡아 도축 후 축산물가공센터까지 오는 단계를 더 줄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실제 소 한 마리를 도축할 때 드는 비용은 15만 원 선이다.

○ 축산 유통단계 줄여 농가도 윈윈

이마트 민영선 축산팀장은 이날 미트센터를 찾은 최병렬 이마트 대표에게 “요즘 송아지 한 마리의 가격이 200만 원인데 한우 가격은 3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농가가 송아지를 사들여 30개월 동안 사료 먹여 키워봐야 100만 원 더 받는 데 그치니 누가 소를 키우겠냐”며 “축산물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뿐 아니라 농가에도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는 올 초부터 한우 500마리를 구입해 전남 영광의 한 농가에 위탁해 기르고 있다. 앞으로 위탁영농을 통해 생산되는 한우 물량을 전체 한우 판매량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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