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달렸다… 남미 고로제철소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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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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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브라질 고로제철소 현황 보고식 참석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을 시작한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 제공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을 시작한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 제공
“10년이 걸렸다. 집념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철강업은 나의 운명이며 철강을 향한 열정 때문에 브라질까지 달려왔다.”

11일(현지 시간) 브라질 세아라 주 페셍 산업단지에 선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58)은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페셍 산업단지에서는 장 회장 외에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무릴루 페헤이라 발레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국제강과 포스코, 발레가 합작해 설립한 CSP의 고로 제철소 현황 보고식이 열렀다. 이날 보고회를 계기로 2001년 취임 이후 장 회장이 모든 것을 쏟아부은 동국제강의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2009년 착공된 고로 제철소는 2015년 완공된다.

○ ‘아버지의 꿈’ 이뤘다

동국제강의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뒤를 이어 1983년 회장에 취임한 고 장상태 회장은 남미 지역에 고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을 평생의 숙원 사업으로 여겨왔다. 동국제강은 “고로를 통해 생산된 철은 철광석에서 바로 뽑아낼 수 있어 최고급 철원으로 사용된다”며 “고급 후판용 쇳물을 자급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수입해 왔기 때문에 고로 제철소 건립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제철소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수립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국내외 사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아버지의 타계 이후 2001년 9월 회장에 취임한 장세주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고로 제철소 건설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남미 지역 가운데 브라질을 고로 제철소 건설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선정하고 그해 11월부터 투자를 본격적으로 검토했다. 장 회장은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직접 제철소 건설을 진두지휘했지만 장애물은 많았다. 2007년에는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각국의 자원전략화 경향이 강해졌고, 2008∼2009년 금융위기로 또 한번 어려움을 겪었다. 장 회장은 그때마다 “어려움은 있지만 반드시 해낼 수 있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2007년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는 “저희의 꿈에 동참해 주신다면 꿈은 현실로 변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방문한 시드 페레이라 고메스 세아라 주지사를 사옥으로 초청해 제철소 건설에 대한 동국제강의 의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 회장의 열정에 탄복한 고메스 주지사는 “장 회장 아버지의 뜻을 브라질에 새겨놓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은 제철소를 위해 설립된 페셍 항만 다목적 부두의 이름이 ‘Cais Song-Won(카이스 송원·송원 부두라는 뜻)’으로 명명되는 계기가 됐다. 송원(松園)은 고 장상태 회장의 호다.

○ 고로 제철소 건설 급물살

이날 현황보고식을 통해 CSP의 고로 제철소 건설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지우마 대통령은 “연방정부는 고로 제철소가 가동될 때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CSP는 2015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 300만 t 규모의 고로 제철소를 가동한 뒤 이후 300만 t 규모의 고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고로 제철소의 철광석 공급은 발레가, 제철소의 건설 및 기술 지원은 포스코가, 최종 제품인 슬래브의 수요는 동국제강이 소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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