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伊 명품기업까지 사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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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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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리스트 이어 또 인수說

최근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풋조이’를 보유한 어큐시네트를 인수한 미래에셋이 글로벌 명품 기업 추가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인수합병(M&A)시장에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25일 “인수와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최근 공격적 M&A 전략을 펼치고 있어 해외 명품 업체의 추가 인수 가능성은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M&A는 공식 발표 직전까지 인수 및 피인수 회사에서 극구 부인한다. 이랜드그룹이 19일 이탈리아 프리미엄 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 인수를 발표할 당시에도 직전까지 전혀 소문이 나지 않았다.

명품 업계에선 미래에셋이 인수에 나선다면 ‘구치’ ‘프라다’ ‘페라가모’ ‘펜디’ 등 ‘A급’ 브랜드보다는 가방과 청바지 등에 특화된 중간급 ‘매스티지(대중화된 명품)’ 브랜드를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가 타깃

국내 기업들이 최근 명품 브랜드 M&A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국가는 이탈리아다. 유럽 남부를 강타한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알짜 매물’이 싼값에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만다리나덕’을 소유한 이탈리아 부라니그룹이 2008년 이 브랜드를 사들일 때 지불한 840억 원보다 약 140억 원이나 싼 가격에 인수했다.

미래에셋은 2007년 설정된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를 통해 루이뷔통, 버버리, 코치 등 명품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당장 이탈리아의 최고급 브랜드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급 브랜드들은 주로 대그룹에 소속돼 있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매물로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프랑스 PPR그룹 소속인 ‘구치’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성장했다. 지난달 홍콩 증시에 상장한 ‘프라다’는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8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5년간 준비한 끝에 6월 이탈리아 증시에 상장한 ‘페라가모’도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만약 1조 원 이하의 명품업체가 있다면 미래에셋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명품 업체 인수에 나서는 까닭

국내 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은 ‘매스티지’ 브랜드다. 최고급 명품 브랜드들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신흥시장인 중국에서 호황을 이어가는 반면 상당수의 ‘매스티지’ 브랜드들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중국 기업 등 후발 주자들이 일류 브랜드 인수를 통해 한꺼번에 3, 4단계씩 도약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기업의 명품 브랜드 인수 붐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브랜드를 ‘키워서’ 세계시장에서 명품으로 성장시키는 것보다 기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기에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며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명품 이미지를 얻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만큼 국내업체의 명품 브랜드 인수 붐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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