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머프에 운 비키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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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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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 캐릭터-아티스트 작품 내세운 마케팅 바람

롯데백화점이 바캉스 시즌을 맞아 선보이고 있는 스머프 피겨.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바캉스 시즌을 맞아 선보이고 있는 스머프 피겨.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에 ‘스머프’가 등장했다. 전단지는 물론이고 신문광고에도 스머프가 모델로 나섰다. 무더운 여름 바캉스 시즌이면 등장하던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날씬한 금발 미녀 모델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은 22일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애비뉴엘에서 스머프 피겨를 전시하고 있다. 각종 광고에도 스머프를 앞세웠다. 백화점 업계에 불고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통합마케팅(IMC) 활동의 일환이다.

최근 백화점 업계가 각종 캐릭터나 아티스트를 전면에 내세워 광고와 판촉, 이벤트, 전단 제작 등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들의 향수(鄕愁)와 감성을 자극해 마케팅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 스머프, 스누피…백화점에 등장한 캐릭터

롯데백화점이 유명 작가들이 만든 스머프 작품 경매까지 진행하는 등 스머프를 앞세우는 이유는 구매력 있는 30, 40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스머프를 보며 자란 세대에게 스머프는 단순한 만화 주인공 이상이다. 1981년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1983년부터 국내에도 상영된 스머프는 30년 가까운 시간을 거치며 ‘오래된 친구’ 같은 친숙한 존재가 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레트로(복고) 열풍을 반영하는 한편 스머프의 ‘파란색’ 외모가 주는 시원함을 활용하기 위해 바캉스 기간 동안 모든 마케팅 활동에 스머프를 앞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서 어린이날에는 ‘뽀로로’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2009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스누피’를 모델로 내세우고 10m에 달하는 대형 스누피 애드벌룬을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야외에 설치하는 등 스누피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효과도 있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스누피 마케팅을 펼쳤던 당시 해당 시즌 매출이 전년 대비 14% 올랐다. 현대백화점 역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쇼핑백과 각종 전단지에 ‘쿵푸팬더’를 넣으며 동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 캐릭터 넘어 아티스트까지

만화나 영화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를 내세우는 등 백화점 문화 마케팅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헬로키티’와 ‘신데렐라’로 캐릭터 마케팅을 펼쳤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는 미국 팝 아트 작가 제프 쿤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5월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트리니티가든에 쿤스의 작품 ‘세이크리드 하트’를 전시하고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 것. 현대백화점도 영국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 파울라 산스 카바예로의 작품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다. ○ 직접 캐릭터 제작도

백화점 업계가 캐릭터나 유명 아티스트를 통합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유는 효과에 비해 비용이 덜 든다는 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캐릭터를 쓰면 일반 모델을 동원해 광고를 제작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또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던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내세우면 소비자들의 발길을 백화점으로 돌리게 하는 장점이 있다. 모든 마케팅 수단을 캐릭터나 아티스트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예 캐릭터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인 친환경 캠페인 ‘그린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직접 캐릭터를 만들었다. 공모전을 통해 ‘새로미와 해미’라는 캐릭터를 제작해 각종 광고와 매장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하고 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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