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는 내림세 탔는데…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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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가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 기대심리를 핑계로 생산업체들이 원가 상승분 이상의 과도한 이익을 소비자에게서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5% 상승해 3월(19.6%) 상승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생산자물가도 3월 7.3%에서 6월 6.2%로 상승폭이 줄어든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4.7%에서 6월 4.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생산자물가나 수입물가는 생산업체나 도매업체가 겪는 부담인 반면 소비자물가는 말 그대로 일반 서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다. 유가 곡물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2분기 들어 안정세로 접어든 상황에서도 업체들은 제품가격을 꾸준히 올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생산자물가는 안정됐는데 소비자물가만 오르는 건 우선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지금의 경기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3년 전에는 워낙 경기가 안 좋아 생산자가 값을 올리고 싶어도 섣불리 행동에 옮기지 못한 채 일정 부분 이익 감소를 감수한 반면 올 들어서는 물가 상승이 경기회복과 겹쳐 그때와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또 2008년 당시에는 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충격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이상 기후와 구제역 등 내부 충격으로 농축수산물이 가격을 주도한 이후 집세와 외식서비스 등 서비스물가로 확산되는 등 물가 상승 패턴이 바뀌었다. 이미 기대인플레이션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상황이라 3년 전과 달리 물가상승세가 꺾이기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생산자가 물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일부 전가한 측면이 있다”며 “아직도 생산자물가가 높아 공급 측면에서 불안요인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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