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中企 젖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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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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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4세대 이동통신 진출하기로… “통신장비中企 주주로 참여… 국민주 검토”
망 구축에만 1조… 일각선 자금력에 의문

중소기업중앙회가 홈쇼핑에 이어 제4이동통신 사업에도 진출하기로 18일 확정했다. 그러나 기업계 일각에선 중소기업들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중기중앙회가 최종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중기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본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참여 및 출자안’을 의결했다. 총 6500억 원의 초기 자본금 가운데 중기중앙회는 1000억 원 이내로 부담하며 나머지는 벤처기업협회와 이노비즈협회 등 중소기업 단체와 900여 개 중기 협동조합 등을 참여시켜 채울 계획이다.

제4이동통신은 기존 3세대(3G)망이 아닌 4세대(4G) 와이브로를 활용해 통신요금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올해 안으로 4세대 이통 사업자 선정을 마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최 위원장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직접 만나 사업 참여를 권고한 데 이어 최 위원장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공공기관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중기중앙회가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회장으로 영입한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갑자기 중기중앙회에 합류한 것도 심상치 않다. KMI는 주주 구성과 자금 조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사업자 심사에서 이미 두 차례 떨어졌다. KMI 컨소시엄 참여업체 일부가 중기중앙회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에선 중기중앙회와 KMI가 조만간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해철 중기중앙회 대외협력본부장은 “KMI 참여기업들이 중기중앙회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이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본금 1000억 원이 들어가는 중기 전용 홈쇼핑 사업을 올 3월 따낸 중기중앙회가 이보다 6배나 많은 자본금이 필요한 이동통신 사업까지 벌이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있다. 더구나 홈쇼핑 사업은 기존 홈쇼핑 채널의 높은 판매수수료 문제 탓에 중소기업들을 도울 수 있다는 명분이 있지만 이동통신 사업은 중소기업 보호 명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망 구축에만 1조 원 이상 들어가는 상황에서 중기중앙회가 대기업 등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기대를 걸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통신장비 등 현물 출자에만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KMI 측에도 400억 원의 현물출자를 약속했다. 1000억 원 이상의 출자를 바라는 중기중앙회와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200여 개 통신장비 중소기업을 주주로 확보하고 국민주 공모에도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장비 업체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켜 동반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계에선 중기중앙회가 정부에 대한 예산 의존도를 줄이고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대표기관으로 서려면 수익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중기중앙회 전체 예산 250억 원(일반회계 기준) 가운데 중소기업청이 41%(103억 원)를 지원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조만간 이사회 보고자료 등을 바탕으로 중기청 투자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중기청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규정된 중기중앙회 설립 취지 등을 감안해 수익사업 진출 여부를 판단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중앙회 사업이 실패하면 결국 조합원과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 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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