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줄이고… 파워 세지고… 작은 놈이 더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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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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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오르고… 엔진 다운사이징 ‘GO’

현대 ‘쏘나타 2.0 터보 GDi’
현대 ‘쏘나타 2.0 터보 GDi’
《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큰 트렌드 중의 하나는 ‘엔진 다운사이징’이다. 다운사이징은 엔진 배기량은 줄이되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을 더 좋게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엔진 다운사이징이 각광받는 이유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적은 연료로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고, 더 큰 성능을 얻기 위함이다. 》
물론 연료 소비를 줄이는 최첨단 기술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기술이 있긴 하지만, 전혀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11일부터 ‘쏘나타 2.0 터보 GDi 엔진’의 판매를 시작한 현대자동차 측은 “기존 엔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고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이 연구하기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보다는 덜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장 쏘나타 2.0 터보 GDi 엔진은 과거 2.4L 엔진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오히려 더 향상됐다.

○ 현대차의 야심작, ‘2.0 터보 GDi 엔진’

현대차는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해 동력성능을 향상시키고 사양과 디자인을 바꾼 ‘쏘나타 2.0 터보 GDi’ 모델을 11일 내놓았다. 기아자동차도 같은 엔진을 단 K5를 11일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두 차량에 새롭게 적용된 세타Ⅱ 2.0 터보 GDi 엔진은 현대차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를 통해 고성능, 고연비, 저공해를 동시에 실현한 차세대 주력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터보 GDi 엔진은 고압의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연료 직분사 방식과 더 많은 연료가 연소될 수 있도록 한 터보차저를 적용했다.

쏘나타와 K5의 2.0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kg·m의 성능을 낸다. 이는 기존 2.4 GDi(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kg·m)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은 35%, 최대토크는 46%가 각각 향상된 수치다. 연비는 L당 12.8km로 기존 2.4L 모델의 L당 13.0km에 비해 조금 낮아졌지만 마력이나 토크 수준은 배기량 3.0L급 차량이어서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배기량이 낮아져서 세금도 10만∼20만 원 싸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 터보 모델은 미국시장에서 이미 팔리고 있어 ‘국내에는 언제 나오느냐’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고 말했다.

○ 수입차, ‘엔진 다운사이징’ 박차

폴크스바겐 ‘투아렉’(위), BMW ‘뉴 7시리즈’
폴크스바겐 ‘투아렉’(위), BMW ‘뉴 7시리즈’
4일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투아렉’은 기존 모델에 비해 엔진 배기량은 4910cc에서 4134cc로 낮아졌다. 그러나 최고출력은 340마력으로 약 10%, 최대토크는 81.6kg·m으로 약 7% 높아졌다. 특히 최대토크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SUV 가운데 가장 높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소의 연료로 최대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이룬다’는 회사의 슬로건에 맞춰 계속적인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며 “디젤엔진에 관한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 향상된 성능의 엔진을 추가적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폴크스바겐의 1.4 TSI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엔진 기술에 트윈차저 기술을 접목시켜 2.5L 6기통 엔진과 비슷한 힘을 자랑한다.

엔진 효율성 향상과 환경오염 물질 배출 감소를 목적으로 한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 기술을 새롭게 선보인 BMW도 ‘뉴 7 시리즈’에서 엔진 다운사이징 흐름에 동참했다. BMW는 “기존 4세대 모델은 4938cc V8 엔진이었지만 새로운 모델에서는 2979cc V6 트윈터보 엔진으로 바뀌었다”며 “배기량은 줄어들었지만 연료 경제성은 12% 향상됐고, 배출가스 기준도 ‘유로5’를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회사 역시 그동안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고효율 4기통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최소의 연료 소비로 최대의 성능을 얻기 위한 기술은 자동차 회사에는 생존의 문제”라며 “하이브리드 등 새로운 차원의 신기술도 계속 선보이겠지만, 전통적인 엔진 구동 방식을 더 효율적으로 개선한 기술 개발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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