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 출시 앞두고 한국 방문한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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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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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웹 환경 갈라파고스처럼 폐쇄적”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구글코리아 제공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구글코리아 제공
“전 태블릿PC와 크롬북을 다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개인적으로 한 달 동안 휴가를 간다면 크롬북을 가져갈 겁니다. 크롬북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쇼핑, e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와 3세대(3G) 통신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쓰니까요. 모바일 컴퓨터의 매력을 완벽하게 지닌 셈이죠.”

인도 공과대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그동안 국내외 언론보도 속 사진을 통해 낯익은 그와 2일 마주 앉았다. 그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크롬북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구글이 만들어 오던 운영체제(크롬 OS)와 웹브라우저(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해 만든 노트북이다.

“크롬은 ‘모던한 브라우저’를 목표로 설계돼 3S, 즉 스피드(Speed), 단순함(Simplicity), 보안(Security)이 탁월합니다. 구입 후 3분도 안 돼 셋업이 끝나고, 부팅하는 데 8초밖에 안 걸립니다. 기존 PC처럼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게 아니라 모든 작업을 웹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기반이라 ‘갈수록 똑똑해지는’ 컴퓨터입니다.”

이달 15일부터 미국 영국 등 7개국에서 판매가 시작되는 구글 크롬북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에이서’가 만든다. 그가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도 한국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전자회사, 부품회사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크롬북의 국내 판매 시기에 대해선 “파트너사(삼성전자)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글 ‘크롬북’
구글 ‘크롬북’
피차이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인 윈도와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엑스’ 프로그램 등 한국의 폐쇄적 웹 환경에 유감을 표했다. “한국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기쁘지만 고립된 웹 표준과 공인인증서가 걸림돌입니다. 이토록 폐쇄적인 웹 환경을 지닌 나라는 전 세계에서 중국과 한국뿐입니다.”

구글 측은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을 ‘갈라파고스화’(육지로부터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를 이어가는 갈라파고스에 빗대 자국 취향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키다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에 빗댔다. 수능시험 동영상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인터넷 강의가 MS의 IE 전용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갤럭시탭, 애플 iOS를 쓰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에선 이들 강의를 볼 수 없는 이유다.

아일랜드의 웹 분석업체인 스캣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MS의 IE가 43.9%, 크롬이 29.3% 등인 데 비해 한국에서는 MS IE가 93%, 크롬이 3.8% 등으로 MS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피차이 부사장은 “그동안 PC 시장이 침체됐던 건 소프트웨어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구글은 이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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