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4형제, 분가 10년 가치 35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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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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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전 ‘동동 구리무’ 만든 락희화학… 이젠 편광판-3D 광학필름까지 생산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은 2009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로 10년이나 앞서 있던 일본 기업을 제쳤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은 2009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로 10년이나 앞서 있던 일본 기업을 제쳤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의 전신(前身)인 락희화학공업은 1947년 ‘동동 구리무’라 불린 화장품 ‘럭키크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64년. ‘화학은 굴뚝산업’이란 이미지를 벗고 LG화학은 편광판 및 3차원(3D) 광학필름, 방폭(防爆)창, 바이오 신약 등을 선보이며 친환경, 첨단산업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LG그룹의 주력회사인 LG화학은 2001년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LG생명과학(2002년), LG하우시스(2009년)를 계열사로 분리시켰다. 전문영역으로 회사를 분할한 뒤 성과는 눈부셨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시장을 앞서가는 제품을 내놓으며 분할 10년 만에 4개 회사를 합친 기업가치가 35배로 늘어났다. 분할하기 전 LG화학의 시가총액은 1조2397억 원. 26일 기준 LG 화학부문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43조1739억 원이다.

27일 찾은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공장이 있었다. 편광판은 정밀코팅 등 필름 가공기술과 광학설계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소재로 두께가 머리카락 2, 3개 굵기인 0.3mm의 필름 안에 여러 장의 기능성 필름을 쌓은 초정밀 제품이다.

편광판 공장에서는 폴리비닐알코올(PVA) 필름을 잡아당겨 늘린 뒤 요오드를 염착(染着)시키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정한 방향의 빛만 통과하게 만드는 이 공정은 편광판 제조의 핵심기술로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 LG화학은 편광판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경제가 좋지 않았지만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LCD 시장과 맞물려 편광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당시 편광판 시장을 장악한 일본 업체들은 LG화학의 기술이전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러나 3년 반 만에 독자적인 기술로 편광판을 개발해 냈고 2000년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LG화학은 2009년 일본 업체를 누르고 세계시장에 우뚝 섰다. 2000년 매출 60억 원을 낸 편광판 사업은 현재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사업으로 성장했다. LG화학 광학소재 생산담당 반지혁 상무는 “전 세계 LCD 패널 메이커 중 우리 제품을 쓰지 않는 곳이 없다. 지난해부터 일본 샤프, 파나소닉에도 본격적으로 편광판을 납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편광판을 비롯해 3D용 광학필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첨단 정보·전자소재 분야에서 미래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LG의 화학 4개사는 2016년 매출 목표를 50조 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약 25조 원 매출에서 6년 만에 ‘더블 성장’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LG하우시스는 진도 7에도 견디는 내진(耐震)창과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방폭창 등을 선보였으며, LG생활건강은 자연발효 기술을 이용한 화장품 ‘숨37’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 수출 1위 업체인 LG생명과학은 올해 자체 개발한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플러스’를 앞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청원·청주=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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