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 21.0㎞/ℓ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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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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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운전자에 따라 편차가 너무 커 공인연비를 그대로 믿기 힘들 정도다. 직접 운전해본 결과 수치상 최고 17㎞/ℓ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차는 기존 쏘나타2.0 모델보다 평균 500만원 비싼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최근 출시하고 지난 24~25일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가졌다.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연비. 일가족을 모두 태울 수 있는 2000cc급 중형 세단의 공인연비가 21.0㎞/ℓ라면 분명히 매력적이다.

실제로 강원도 양양일대에서 진행된 시승식에서 연비는 대부분 21㎞/ℓ를 훌쩍 넘겼다. 일부는 고속도로에서 26.5㎞/ℓ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연비왕’을 뽑기 위해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닫은 채 극도로 속도를 제한하며 달린 결과였다. 일반적인 운전과는 전혀 관계없는 수치라고 봐야한다.

반대로 일부 기자들의 결과는 처참했다. 고속도로에서 8.6㎞/ℓ, 국도에서 11.7㎞/ℓ로 약 60㎞를 달리는데 평균 10.4㎞/ℓ를 기록한 기자도 있었다. 고속도로만 놓고 보면 운전방식에 따라 무려 17.9㎞/ℓ의 연비 차이가 난 것이다. 기자는 에어컨을 켜고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일반적인 패턴으로 국도를 운전한 결과 14.5㎞/ℓ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수치들을 어떻게 봐야할까.

박정룡 아주자동차대학 교수는 놀랄만한 해석을 내놨다.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 박 교수는 ‘경제운전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연비절감 운전의 대가(大家)다.

박 교수는 “과거 포르테 쿠페 가솔린 모델을 직접 운전했을 때 연비 23㎞/ℓ를 기록한 적이 있다”면서 “이를 쏘나타로 환산해 단순 계산한다면 19㎞/ℓ이상 되는 수치”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쏘나타급 중형 가솔린 모델도 조심해 운전하면 19㎞/ℓ이상의 연비 실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정차 시 엔진 멈춤 기능이 있어 그만큼의 연비절감 효과가 더 있는데, 이런 것들을 감안한다면 실제 주행 중 연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구입가격 등을 고려할 때 하이브리드보다는 수동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는 연비절감 효과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 차량 가격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만을 따진다면 하이브리드 보다는 차라리 수동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회사에서 만든 하이브리드 차량은 어떨까.

자동차 전문기자들은 대체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와 비슷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영선 데일리카 국장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도 운전습관에 따라 큰 연비차를 보였다”면서 “하이브리드는 운전을 즐기기 위한 차량이 아니라 조심해서 천천히 몰며 연료를 아껴 타는 성격의 차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금진 현대기아차 책임연구원은 “아무리 하이브리드라고 해도 운전습관에 따른 연비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면서 “급하게 가감속을 할 때 전기모터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 하이브리드의 효과를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박정룡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좋은데 실제로 운전하는 상황에서는 모터의 용량 등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연비절감 효과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면서 “너무 큰 기대를 갖고 하이브리드를 구입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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