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전기차 볼트 “에어컨보다 유지비 적다”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8일 09시 57분


코멘트
사진출처=한국지엠
사진출처=한국지엠
개발에만 7억 달러가 투입된 친환경 전기자동차가 국내 시장 진입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제너럴모터스(GM)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GM의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기술”이라며 플러그인 전기자동차 볼트를 세상에 공개했다.

볼트는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완성된 뒤 지난해 11월 미국 7개주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2011년 미국시장 판매 목표는 2만5000대. 올해 말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이후 아시아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볼트는 리튬이온 배터리로만 최대 80km, 이후엔 1.4리터 휘발유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해 약 530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미국환경청(EPA)이 발표한 공식 연비는 휘발유를 사용했을 때 25.5km/l.

한국GM은 “한 번 충전으로 80km를 주행할 수 있어 어지간한 출퇴근 거리는 운행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휘발유를 주유하지 않고 100% 전기 충전으로만 운행하는 가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지난달 볼트 양산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 인천 한국GM청라주행시험장에서 처음 만난 볼트는 세련되고 단단한 느낌이다.

길이 4498mm, 폭 1788mm, 높이 1430mm에 휠베이스는 2685mm이고, 중량은 1715kg이다. 토요타 프리우스보다 약간 크고, BMW의 3시리즈와 비슷한 준중형급이다.

해치백스타일의 4인승으로 트렁크 바닥에서 뒷좌석 가운데로 연결된 T자형 배터리를 장착했다. LG화학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240V로 4시간, 120V로는 10~12시간이면 충전된다. 배터리는 8년, 16만km를 품질 보증한다.

외관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보였다. 트렁크 위에서부터 뒷범퍼로 이어지는 ‘트레일링 엣지(trailing edge 날개 뒷전)’로 와류현상을 막았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일반 차량과 다르게 막혀있다.

사진출처=한국지엠
사진출처=한국지엠

실내는 전체적으로 세련됐다. 배터리 때문에 뒷좌석 중간을 없애 4인승이다. 센터페시아 좌측의 시동버튼을 누르자 마치 오디오에 전원이 들어오듯 소리 없이 스르륵 시동이 걸렸다. 계기판과 센터페이시아의 LCD창에 불이 켜지고 구동 원리를 알려주는 이미지가 뜬다. 계기판은 속도와 남은 배터리 및 가솔린 양 등 전체적인 차량 상태를 알려준다.

가속 페달을 밟자 작게 ‘위잉~’ 소리와 함께 차량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갔다. 엔진음이 전혀 없다는 점이 어색했다. 주행시험장 트랙을 두 바퀴 도는 동안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가속 페달의 반응이 거슬릴 정도로 느리지는 않았다.

짧은 직선구간에서 끝까지 페달을 밟자 속도가 142km/h를 넘어섰다. 가속감이 자연스럽다. 최대토크 370Nm에 최고속도는 161km. 제로백은(0km/h→100km/h) 약 9초다.

볼트는 노멀, 스포츠, 마운틴 3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마운틴 모드는 오르막길을 오를 때 힘을 더해준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약간 딱딱했다. 핸들링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적당했다. 코너링을 테스트하기에는 장소가 부적절했다. 일반 도로 주행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볼트는 차체가 낮아 국내 도로여건에는 적합해보이지 않았다. 뒷 범퍼 한 가운데의 낮은 후미등도 접촉에 의한 파손이 걱정됐다. 한국GM 관계자는 “볼트를 시판하게 되면 국내 상황에 맞게 보강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볼트는 8개의 에어백과 고장력프레임, 주행안전시스템(ESC), 스태빌리트랙(Stabilitrak), LATCH(Lower Anchors and Top tethers for Children)시스템 등 첨단 안전사양을 갖췄다.

사진출처=한국지엠
사진출처=한국지엠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로 선정됐다. 또 2011년 북미국제오토쇼, 모터트렌드, 오토모빌매거진 등에서 ‘올해의 차’에 올랐다. 미국 에디슨상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볼트의 미국 현지 차량 판매가격은 4만1000달러(원화 4500만원)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가정에서 쉽게 충전할 수 있고, 연료비가 휘발유 차량의 5분의 1정도에 불과해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이다.

손동연 한국GM 기술개발부문 부사장은 “볼트는 유지비가 저렴한 것이 큰 장점”이라며 “심야전기를 이용할 경우 연간 유지비가 가정용 에어컨이나 냉장고보다 싸다”고 강조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동영상=개발에만 7억 달러가 투입된 양산전기차 ‘볼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