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금융권 M&A’ 잦아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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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사태… 농협 전산사고… 카드대란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전산사고, 카드대란 우려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올해 초 금융권 전반에 흐르던 ‘인수합병(M&A)’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우리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영업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은행을 인수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메가뱅크(초대형은행)론이 힘을 얻기도 했다. 특히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지난달 취임하며 산업은행의 민영화와 메가뱅크론이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금융권 M&A 불씨에 찬물을 끼얹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비롯해 부동산 PF 부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전산보안 문제 등 연이은 악재로 덩치를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카드대란 우려가 고개를 들며 카드사를 끼고 있는 지주사들의 행보도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국내 카드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말 현재 경제활동인구 1명당 보유 카드가 평균 4.8장으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의 4.6장을 넘어서는 등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금융당국도 악재 해결에 손발이 묶인 형국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부동산 PF사태 해결 등 ‘급한 불 끄기’에 투입됐다. M&A의 핵으로 부상했던 강 회장은 취임 후에는 금융당국 수장을 맡고 있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민영화와 메가뱅크 등에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지분 매각은 체질 개선 성과,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 국내외 시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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