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리인상과 증시… ‘예고된 금리인상’ 국내 영향 제한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신흥국 자금 대규모 이탈은 없을듯

유럽중앙은행(ECB)이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으론 처음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글로벌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금리인상을 선진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 달 전부터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금리인상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만큼 환율 및 주식시장이 이미 이를 반영했다고 봤다. 실제 8일 한국을 비롯한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유럽 금리인상과 더불어 일본의 추가 강진 발생 등 대외 악재가 쏟아졌지만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이 당분간 금리를 올릴 계획이 없는 데다 일본은 대지진 이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상황이어서 유럽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선진국이 이제 막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이번 금리인상이 금리 정상화 과정이지 본격적인 긴축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도 반영됐지만 유럽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독일의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과 그동안 과도하게 낮았던 유로존 금리 정상화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 신흥국 금리가 더 높은 상황에서 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앞으로 ECB가 점진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점도 파급 효과를 줄이고 있다. 전날 트리셰 총재는 물가 안정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경기 불확실성 등을 언급하며 추가 인상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공격적인 추가 인상보다 속도 조절에 무게가 실렸다”며 “ECB가 연말까지 1.75% 수준으로 한두 차례 금리를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