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日 부품 조달 차질… 한국 중간재 기업들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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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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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
지난 한 달간 북아프리카, 중동, 일본에서 발생한 일련의 위기들을 보면서 전 세계의 정부, 기업가, 투자가들이 모두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면 △부품 국산화 또는 조달처 다변화 △매출처 다변화 △에너지 자립도 증대의 중요성일 것이다.

이 중 부품 국산화 제고와 공급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중간재 기업들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무역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에서 출발해 생산 기지인 중국,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부품 중 상당 부분이 다시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 흘러들어 가는 구조이다. 출발점인 동북아시아에서 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게 되면 글로벌 무역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이번 대지진 이후 각국의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은 한국의 중간재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금융위기 이후로 한국의 중간재가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부품 국산화 및 해외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간재 기업들은 일본의 중간재 기업들에 비해 높은 마진율을 달성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마진율이 높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일본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계기로 각국의 에너지 공급 전략은 원자력발전에서 석탄, 석유, 가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석탄, 석유, 가스발전은 원자력보다 경제성이 낮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전기료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위험 회피 차원에서 부품 공급처와 매출처를 다변화할 경우 물류비용도 더 커지게 된다. 이처럼 향후 기업들의 마진을 낮출 수 있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한국 기업들이 더욱 차별화될 수 있다. 중간재는 최종재에 비해서 부가가치율이 높고,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에 한번 경쟁력을 인정받으면 장기적으로 프리미엄을 받게 된다.

2000년 이후 수년간 일본의 주식시장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냈지만 유독 부품소재 기업들은 장기간 강세 기조를 나타냈던 경험이 있다. 히타치화학, 니토덴코, 덴소, 브리지스톤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 정보기술(IT),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가는 과정에서 IT 부품, 전자소재,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는 완성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환경 변화들로 인해 부품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경쟁력이 검증된 한국의 중간재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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