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R 3D TV’ LG家 기술합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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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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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패널에 LG화학 필름… LG전자가 마무리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LG전자 3D TV 기술개발 주역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박문수 LG화학 정보전자소재연구소 부장, 윤주호 LG전자 LCD TV 연구소 수석 연구원, 어정택 LG디스플레이 개발팀장. LG전자 제공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LG전자 3D TV 기술개발 주역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박문수 LG화학 정보전자소재연구소 부장, 윤주호 LG전자 LCD TV 연구소 수석 연구원, 어정택 LG디스플레이 개발팀장. LG전자 제공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없었죠. 숱하게 실패했지만 딱 한 가지만 생각했어요. 바로 ‘소비자 편의’였습니다.”(박문수 LG화학 정보전자소재연구소 부장)

“기존 유리패턴편광(GPR) 방식의 문제점은 패널이 비싸고, 무겁고, 두껍다는 세 가지였습니다. 유리를 필름으로 바꾸기로 하고 LG화학에 만들어내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해냈습니다.”(어정택 LG디스플레이 개발팀장)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데는 결단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오너 경영진이 신속히 방향을 정해줘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윤주호 LG전자 LCD TV 연구소 수석연구원)

세계 TV업계를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있는 LG전자 3차원(3D) TV의 기술개발 주역 3명을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났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전자는 필름패턴편광(FPR) 방식이라는 3D TV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의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졌다.

○ 오너 경영진, ‘마이 웨이’ 선언

작년 초 LG트윈타워 31층 소강당.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3D TV 시연회에 참석했다. 세계 TV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신제품 TV에 적용한 셔터글라스(SG) 방식, LG 계열사들이 새로 개발하고 있던 FPR 방식 등 각종 신기술이 망라돼 있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고객지향적인 FPR 방식으로 가자”고 결단을 내렸다. 그 다음부턴 일사천리였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독하고 빠른 실행력’을 강조하며 새 기술 개발을 독려했다.

LG화학이 개발한 필름을 LG디스플레이 패널에 붙여 LG전자가 완제품으로 완성했다. 이렇게 해서 올해 2월 선보인 FPR 방식의 ‘시네마 3D TV’는 ‘2인자의 역습’인 셈이다.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주요 경쟁사는 현재 SG 방식을 쓰고 있다.

○ “소비자를 생각하며 기술 개발”

LG전자는 2009년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GPR 방식의 패널을 적용한 3D TV를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TV 값이 비싸 소비자들이 외면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매달린 것이 FPR 방식의 개발이었다.

경쟁사들은 LG의 FPR 방식이 한물 간 GPR 방식을 답습한 것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LG화학 박 부장은 “필름을 패널에 붙이는 공정은 1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0.00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정밀한 작업”이라고 맞받았다. 유리 공정의 GPR 방식보다 진일보한 FPR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LG 기술진이 ‘기술협의회’라는 자발적 연구조직을 만들어 매달린 끝에 본 결실이라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대다수 국가가 LG의 새 방식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SG 방식이냐, FPR 방식이냐. LG전자 윤 수석연구원은 “승부는 결국 소비자에게 달린 것 아니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FPR(Film Patterned Retarder) 방식 ::


필름패턴편광방식. TV 패널 전면에 얇은 편광필름 한 장을 붙여 입체영상을 처리하는 기술. TV 영상의 세로줄을 절반씩 나눠 왼쪽과 오른쪽 안경으로 분리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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