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거래소 개설- ‘자가 폴’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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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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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TF’ 가격 안정화 방안 이르면 주내 발표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인 석유 대책에 증권거래소와 같은 석유시장을 개설하고 ‘자가 폴(POLE)’ 주유소나 석유 수입사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 1월 이명박 대통령이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대해 “묘하다”고 발언한 뒤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석유가격 결정구조’와 ‘석유가 비대칭성 유무’를 밝히기 위한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27일 재정부 지경부 등에 따르면 석유TF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우선 석유시장을 개설하면 수요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시장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휘발유가는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가를 기반으로 정유사들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해왔는데 거래시장을 만들어주면 주유소나 농협 등 대량 구매자들이 시장에 공시된 가격을 보고 싼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선물(先物)거래를 통해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효과가 있어 가격 안정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TF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시장이 개설되면 수요자가 거래를 할 시기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며 “지금은 수요자 전체 협상력이 반영된 게 아니어서 정유사가 가격을 일방적으로 정해왔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석유거래소는 예전부터 검토됐던 것인 만큼 이번 대책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도 “석유시장을 도입한다고 해서 석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가 폴 주유소나 석유수입사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4대 정유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뜨리고 석유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들은 예전에 나온 대책을 재탕한 데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석유시장 개설은 2008년 초에도 정부에서 추진한 적이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유가가 다시 떨어지자 흐지부지됐다.

이 밖에 정유 수입사 활성화 방안도 수입 규제와 환경기준 때문에 번번이 좌초된 바 있다. 정유 수입사들이 들여오는 저가 휘발유는 황 함유량 등이 높아 국내 환경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수요자들도 석유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시장에서 외면받아 왔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당초 TF의 목적인 ‘석유가격 결정구조의 합리성’과 국제 유가는 떨어져도 국내 유가는 오르는 ‘비대칭성’ 연구에 대해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칭성이 나타나지 않아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석유가격의 기초가 되는 싱가포르 국제시장 거래가격 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도 못했다.

이처럼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TF 결과 발표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래 이번 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상부에서 ‘이걸로 되겠냐’는 반응이 나와서 발표 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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