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롬 스타일러 써보니… 양복 바지 주름-고기 냄새까지 39분이면 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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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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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애용 맞벌이 부부에 ‘딱’

《 ‘정말일까?’ 장동건과 고소영이 함께 나와 화제가 된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광고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자주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아도 매일 새것처럼 깔끔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광고 문구가 매혹적이었다. 세탁소에서 갓 찾은 재킷을 입고 출근했는데 고깃집에서 회식을 한다면 누구나 난감해진다. 구겨지고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시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려니 돈이 아깝고, 무시하고 입자니 찜찜하다. LG전자는 “옷을 말려주는 건조기는 많지만 주름을 펴주고, 냄새를 없애주는 의류 관리기는 없었다”며 “스타일러는 틈새시장에서 찾아낸 ‘스마트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런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사옥 회의실에 옷을 들고 가 직접 써봤다. 》
○ 모직·실크 옷, 주름 냄새 OK

옷의 냄새를 없애주고 주름을 펴주는 의류관리기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실제 사용해보니 구겨진 정장 바지, 실크 원피스 등에는 효과가 있었다. LG전자 제공
옷의 냄새를 없애주고 주름을 펴주는 의류관리기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실제 사용해보니 구겨진 정장 바지, 실크 원피스 등에는 효과가 있었다. LG전자 제공
리뷰를 위해 구깃구깃 주름이 잡힌 남성용 양복바지, 전날 회식에서 입었던 여성용 모직바지, 구겨진 실크 원피스, 돼지고기와 김치 냄새가 밴 모직 원피스를 준비했다. 특히 실크 원피스는 구김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둘둘 말아서 서랍장 안쪽에 하룻밤 넣어뒀다. 그리고 주부들이 가장 싫어하는 와이셔츠 다림질이 되는지 궁금해 방금 세탁기로 빤 하얀 면 와이셔츠도 준비했다.

스타일러의 기능은 △스타일링 △고급건조 △살균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스타일링 메뉴가 기존 의류건조기에 없는 기능이다. 정장·코트, 울·니트, 기능성 의류 등 5가지 세부 메뉴를 고를 수 있다.

먼저 양복 바지, 모직 바지, 실크 원피스, 모직 원피스를 동시에 넣었다. 옷걸이는 최대 5개를 동시에 걸 수 있다. ‘스타일링→정장·코트 메뉴’를 선택했다. 시간은 자동으로 39분으로 설정됐다. 중간에 스타일러 문을 열어보니 옷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미세하게 진동하면서 아래에서는 스팀이 나온다. 주름을 잡고 냄새를 빼주는 과정이다. 분당 최대 220회까지 움직인다.

39분 후 문을 열어보니 신기하게도 모직 바지와 양복바지는 ‘각 주름’만 잡히고 보기 싫은 무릎, 허벅지 부분 주름은 좍 펴져 있었다. 단, 양복 바지에 심하게 잡혔던 깊은 주름은 자세히 들여다보니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구김이 심했던 실크 원피스는 세탁소에서 갓 찾아온 듯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모직 원피스의 돼지고기, 김치 냄새도 사라졌다.

“바지 주름이 심하면 ‘웨이트’를 달아보세요. 무게를 더하면 주름이 더 잘 펴지거든요.” LG전자 직원의 조언에 따라 바지 아래쪽 끝에 커다란 집게 모양의 웨이트를 달고 다시 넣어봤다. 그랬더니 깊은 주름도 대부분 펴졌다.

문제는 면 와이셔츠. 젖어 있고 구겨진 상태라 건조 기능의 드레스셔츠 메뉴를 이용했다.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바싹 말라서 나왔지만 구김은 여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면은 특성상 다린 것처럼 나오긴 어렵다”며 “실크 드레스셔츠나 모직, 양복,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의류의 주름이 잘 펴진다”고 설명했다.

○ 고급 옷 많은 맞벌이에 적합

결론적으로 기능은 합격. 하지만 200만 원 정도의 가격이 부담스럽다. 기존에 없던 제품이라 어느 정도 가격대가 적합한지 기준은 없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주부 김지현 씨(45)는 “요즘은 드라이클리닝 값이 싼 세탁 체인점도 많다”며 “100만 원 이하면 사겠다”고 했다. 반면 회사원 이모 씨(31)는 “좋은 옷을 오래, 자주 입을 수 있게 관리해 준다면 명품 가방 값이라고 생각하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말고도 △전기요금 △부피 △소음 등이 걱정된다는 주부들도 있었다. LG전자 측은 우선 전기료에 대해 “전기밥솥보다 싸다”고 주장했다. 매일 39분 코스를 한 번씩 이용하면 한 달에 약 6500원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부피는 김치냉장고 스탠드형 크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소음은 적은 편이지만 침대 옆에 두면 예민한 사람은 잠에서 깰 수 있을 정도다.

종합해볼 때 스타일러는 자주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모직이나 실크 소재의 고급 옷이 많거나 고어텍스 등 기능성 의류가 많은 사람, 부부가 모두 정장을 자주 입는 바쁜 맞벌이 가정에 어울린다. 살균 기능이 있어 아기 옷이나 인형, 이불도 관리할 수 있지만 이 기능만 쓰기에 200만 원은 비싼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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