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정유… 유통… ‘인플레’ 수혜주에 눈돌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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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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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연일 최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에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연초부터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1분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시 상승랠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소비 확장을 추진하는 중국을 포함해 신흥국의 실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단발성이 아닌 구조적인 성격”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기업 이익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시장을 급속히 냉각시킬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1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 호조세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 호조로 긴축이 요구되는 시기에는 금리 인상과 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수혜주도 적지 않은 만큼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플레이션에 베팅할 수 있는 종목은 크게 2가지다. 고려아연처럼 자원을 채취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직접 받는 업종이다. 또 물가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시켜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업종이다.

신영증권은 유통, 조선, 해운, 석유정제, 화학 등을 상대적으로 가격 전가가 쉬운 업종으로 꼽았다. 유통은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어 가격 전가가 가능하고 조선·해운은 유류 할증과 성수기 할증료 등을 통해 원가 부담을 구매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통, 정유, 화학업종은 무엇보다 중국 수요가 뒷받침돼 가격 결정력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유주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 마진이 확대돼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 상승이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재고를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인플레이션 민감도를 따져보니 과거 인플레이션 시기에 음식료, 생활용품 같은 소비재보다 정유, 화학, 철강, 기계, 조선 등 소재나 산업재 업종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식음료업체 등 2차 가공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원개발을 하는 종합상사주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매장 자원(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고 철강 등 상품 무역량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은행, 보험 등 금융주도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제곡물 가격 급등으로 비료, 농약, 종자 관련 농업주도 모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동부증권은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과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 항공 및 여행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확대는 물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하락도 여행 수요를 부추긴다는 판단이다. 주요 국가의 소비 증가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늘면 항공화물 운송도 증가해 항공업종에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미국 경기 회복 가능성임을 염두에 둔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 여부에 연연하지 말고 IT나 자동차주 등 경기민감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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