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오토쇼 5명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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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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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의 주인공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와 콘셉트카다. 10일 개막된 ‘2011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37개의 신차와 콘셉트카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베일을 처음 벗었다고 해서 모두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시장 판도를 뒤흔들 만한 잠재력이 있어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계속된 언론공개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차 5개 모델을 살펴봤다.》

○ 현대차 ‘벨로스터’
“인상적인 디자인… 웰 메이드”


좌우 비대칭의 독특한 스타일로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각광받은 차 중 하나다. 벨로스터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 부스는 포드나 시보레, 폴크스바겐 등 경쟁사에 비해 관람객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벨로스터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벨로스터가 공개될 때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모여들었고, 그 후에도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벨로스터는 혼다 ‘CR-Z’와 비슷한 3도어 쿠페 스타일로 운전석 쪽은 문이 하나지만 동반석 쪽에는 문이 두 개다. 뒷문 손잡이는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처럼 위에서 열 수 있도록 돼 있다. 벨로스터를 구경하러 온 외국 기자들은 뒷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GM 마케팅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패티 후프먼 씨는 “디자인이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 잘 만든 차(well made car) 같다”고 평가했다. 미시간 주에 있는 자동차 전문 사이트인 ‘패치닷컴’의 데이비드 티빌리언 기자는 벨로스터를 “이번 모터쇼의 주인공(hero)”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뒷문이 작아서 타고 내리기에 불편하고, 뒷자리에 앉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은 것은 감안해야 한다.

○ 시보레 ‘소닉’
소형차이지만, GM전시장 주연


GM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전기차 ‘볼트’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웠지만 관심은 끌지 못했다. 이미 공개된 지 오래돼 더 궁금한 게 없기 때문이다. GM 전시장의 주인공은 볼트 옆에 전시된 소형차 시보레 ‘소닉’이었다. GM이 미국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내놓을 차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관람객은 많았지만 오래 머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소형차라는 점 외에 인상적인 부분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았다. 현대모비스 미국 법인 관계자는 “궁금해서 와봤는데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없다”고 말했다.

○ 뷰익 ‘베라노’
콤팩트 세단… 편의장치 중대형급

중대형차 브랜드인 뷰익이 ‘리갈’ 이후 20년 만에 콤팩트 세단을 만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차다. 처음 본 인상은 GM대우자동차 ‘알페온’ 동생 같다는 느낌이었다. 뷰익의 준대형 세단 ‘라크로스’를 기반으로 한국시장에 맞게 만든 차가 알페온이고, 미국 소형차 시장을 겨냥해 사이즈를 줄인 차가 베라노다. 외관은 물론이고, 실내 인테리어가 알페온과 비슷하다. 전시장에는 라크로스와 나란히 전시돼 있는데 형제가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뷰익 관계자들은 ‘베이비 라크로스’라고 표현했다.

모양만 닮은 게 아니고 라크로스의 편의 장치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았다. 가죽 시트도 같은 재질이다. 준대형 세단 수준의 편의 장치를 갖췄다고 해서 ‘럭셔리 콤팩트 세단’이라고 강조했다.

중대형 세단만 너무 오래 만들어서일까. 뒷좌석은 다리 놓는 공간이 좁아서 편안히 앉을 수가 없다. 앞좌석을 앞으로 밀어도 마찬가지였다. 오토모티브뉴스 기자가 자신의 무릎이 앞좌석과의 사이에 끼어 있는 사진을 게재하자 뷰익 측에서는 기자들의 탑승을 금지시켰다. 마크 레틴 오토모티브뉴스 기자는 “이러고도 럭셔리냐”고 반문했다.

○ 포드 ‘C맥스’
몰려든 관람객 “포드가 변했다”


‘빅 3’ 전시장 중 관람객이 가장 많은 곳은 포드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포드 전시관에서 오래 머물렀다. 이 전시관에 관람객이 몰린 것은 가장 회복세가 빠른 ‘공룡’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차들이 기존에 만들던 차와는 달라서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품질이 같은 포드의 변화는 유럽 포드의 영향을 받았다.

포드 차량 중에서 가장 관람객이 많은 ‘C맥스’도 유럽에서 팔리는 ‘그랜드 C맥스’의 북미 버전이다. 기아자동차 카니발처럼 뒷문은 미닫이 방식으로 열린다. 준중형 세단인 ‘포커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7명이 탈 수 있다. 처음에 봤을 때 의자가 6개밖에 안 보여 6인승 아니냐고 하자 포드 관계자가 2열 오른쪽 좌석 밑에 숨어 있던 의자를 펼쳤다. 2열에 3명이 앉아야 하는데 가운데 자리는 초등학생이 앉기에도 좁다. 3열 역시 공간이 협소해 어른이 앉을 수는 없어 보인다. 미국 시장에는 내년에 판매된다.

○ 폴크스바겐 ‘뉴 파사트’
가격은 낮추고 덩치는 키우고

올해 미국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는 차다. 지난해 미국에서 구형 파사트 1만2000여 대를 판매했던 폴크스바겐은 “신형 파사트는 미국에서 연간 10만 대를 팔겠다”고 선언했다. 회사 측은 3가지를 강조했다. 가격은 낮췄고, 크기는 키웠고, 미국에서 만든 차라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신차를 공개하면서 가격을 기존 2만7000달러에서 2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차체 길이는 기존 모델(4765mm)보다 100mm 이상 길어져 4868mm다. 미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결과다. 이 차는 테네시 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만들어져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차에 올라타면 원가 절감의 흔적이 바로 눈에 띈다. 도어트림과 도어 하단부 등 곳곳을 값싼 재질의 플라스틱이 덮고 있다.

디트로이트=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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