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 인허가 물량 급감… 내년 아파트값 상승세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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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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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까지 22만9039채 그쳐… 3년째 목표치 40만채 밑돌아

인허가를 받은 주택건설 물량이 올해까지 3년 연속 40만 채를 밑돌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주택건설 인허가 누계물량은 22만9039채로 지난해 동기의 23만6282채보다 3.1% 줄었다. 올해 정부 목표치인 40만 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민간 건설사들이 19만3000여 채를 차지한 반면 공공주택 실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의 경영난으로 3만6000여 채에 그쳤다.

12월 남은 기간에 공공 부문이 밀어내기를 통해 인허가 물량을 쏟아낸다고 해도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8년 외환위기 당시 30만6000채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3만 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줄어들었다. 서울(2만6000채)이 34.4%, 경기(8만3000채)는 10.8% 늘었으나 인천(2만3000채)은 45.6%나 감소했다. 지방은 평균 2.7% 감소했으나 올해 분양 열기를 주도했던 부산(47.7%), 대전(80.8%)은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유형인 아파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 채에서 올해 13만 채로 19.6% 줄었다.

통상 연간 주택건설 실적은 인허가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수치로, 인허가를 받고도 단독주택 등은 1년, 공동주택은 2, 3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준공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의 주택시장 수급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로 쓰인다.

2007년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승인을 받은 주택이 55만5792여 채나 됐다. 이 물량이 올해 완공돼 시장에 대거 공급되면서 집값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반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8년 37만여 채, 2009년 38만여 채에 이어 3년 연속 40만 채를 밑도는 것. 전문가들은 2008년 인허가 물량 감소가 내년 입주 감소로 이어지면서 3, 4년 동안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신규분양 물량도 전국 230여 개 단지, 총 18만8485채(조합원분 포함)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분양이 예정됐던 25만8466채보다 27% 적으며 200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집계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규정 부장은 “인허가 실적과 내년 분양계획 물량이 나란히 줄어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국지적으로 공급 급감에 따른 가격 상승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미분양 물량도 쌓여 있고 부동산 투자를 통한 차익 실현 기대도 낮아 급격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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