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해외펀드보다 국내형… 투자타이밍, 1분기를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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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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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내년 증시 상승국면… 적극 투자 나설때”
해외펀드, 선진국보다 회복세 보이는 中-브릭스 유리
인플레대비 물가연동국채, 신흥국 채권형 펀드도 유망

《올해 펀드시장은 환매 바람이 거셌다. 9일 현재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지난해(10조6300여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25조 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반토막 애물단지’ 펀드가 본전을 되찾자 투자자들이 서둘러 환매하고 나간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조급하게 환매한 것을 속상해한 투자자 역시 많았다. 반면 채권형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주식투자는 불안하고 낮은 은행 예금금리는 못마땅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며 4조8000여억 원이 들어왔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유럽 재정위기 같은 불안감이 맞물린 가운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주식(위험자산)과 채권(안전자산) 가릴 것 없이 강세를 보이며 주식형, 채권형펀드 모두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원자재펀드 성적도 좋았다. 해외펀드는 중국본토펀드의 인기가 높았고 인도, 인도네시아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려졌다.

그렇다면 내년 펀드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 불확실 요인은 여전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강화되는 만큼 2011년은 본격적인 체감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국내 주식형펀드…“1분기 적극적 투자 타이밍”

코스피 2,000 시대가 임박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기회를 엿보던 투자자들은 부담감이 커졌다. 하지만 내년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드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내년 국내 증시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1분기가 내년 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전후로 투자타이밍을 잡으라”고 강조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코스피 2,000대에서 추가 환매가 일어날 수 있지만 1,900 선 아래의 매물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1분기쯤 순유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및 해외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투자자라면 국내 주식형펀드를 주로 공략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해외 펀드는 증시나 펀드운용 정보를 자세히 알기 어렵고 환율변동에 노출돼 있는데다 내년 말 비과세 혜택도 끝나기 때문.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기업별 차별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형 우량주 중심의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 전략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상반기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형주펀드가 부각되고 하반기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대형 성장주와 그룹주펀드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존 중국펀드 가입자도 추가매수 전략”

내년에도 해외 주식형펀드는 선진국보다 탄탄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브릭스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 팀장은 “과거 고점에서 중국 펀드에 가입한 기존 투자자도 장기적 측면에서 투자비중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추가 매수를 통해 매수 단가를 낮추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신규투자자는 내수성장과 위안화 절상 효과를 볼 본토펀드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브릭스의 재부상과 인도네시아의 선전이 기대된다”며 “인도네시아는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내년에도 구조적인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인도와 중국 펀드의 투자 매력도가 브라질과 러시아보다 더 높다고 분석했다. 인도, 중국은 내수 위주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예상되고 중국 펀드는 위안화 절상의 혜택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 가격 등락에 따라 부침이 심할 것으로 우려됐다. 김보나 연구원은 “내년도 올해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외펀드는 환헤지형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플레이션 시대…물가연동국채, 원자재펀드


내년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채권형펀드의 인기는 식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 내년은 국내 채권형펀드 대신 절대적 금리수준이 높아 이자소득을 노릴 수 있는 신흥국 채권형펀드를 눈여겨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신흥국은 달러 약세에 따른 통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물가연동국채펀드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물가연동국채는 투자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 현재 국내에 설정된 물가연동국채펀드는 한국 정부가 발행한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와 세계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안전자산은 단순히 채권이나 예금보다 실물경기 회복과 관련 있는 물가연동국채를 주목하라”며 “원금상승분에 비과세가 적용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원자재펀드와 원자재산업 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비철금속과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금펀드는 금값 강세 지속과 자금 유입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원자재펀드는 변동성이 높은 지수나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형보다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할 수 있는 주식형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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