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현장에서/오피스텔 면적표기, 상식보다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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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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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면적 23m²와 오피스텔 계약면적 37∼40m²의 분양가가 똑같이 9000만 원대인가요?”

얼마 전 한 분양 기사를 본 A 씨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물었습니다. 수치만으로는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오피스텔이 두 배나 더 넓은데 어떻게 가격대가 비슷하냐고 물은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그렇습니다. 이는 관행적으로 계약면적을 쓰는 오피스텔과 전용면적을 쓰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차이를 A 씨가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습니다. 1, 2인 가구의 증가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둔 투자 등으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맞춰 각 건설사에서도 역세권 등에 오피스텔 분양을 늘리고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언론에도 오피스텔 관련 기사나 광고 등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A 씨처럼 면적이 헷갈리다는 분이 많습니다. 전용면적과 계약면적, 공급면적의 차이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용면적은 발코니를 제외한 집 내부의 면적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계단, 복도, 1층 현관 등 ‘주거공용면적’을 더하면 공급면적 또는 분양면적이 되지요. 공급면적에다가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 ‘기타 공용면적’을 더하면 계약면적이 됩니다.

주택은 전용면적을 쓰도록 했지만 오피스텔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주택형 표기 방법을 전용면적만으로 표기하도록 바꿨습니다. 하지만 주택이 아니라 업무시설, 상업시설에 해당하는 오피스텔은 관행적으로 계약면적을 씁니다. 예전에 평(坪)으로 주택형을 표현할 때에도 공급면적을 쓰고 계약면적은 쓰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헷갈립니다. 평 대신 제곱미터(m²)를 쓰는 것도 덜 익숙해져 있는데 면적까지 여러 개이니 말입니다. 특히 아파트 등의 전용률은 80% 선이지만 오피스텔의 전용률은 50∼60% 선으로 낮습니다. 이 때문에 자칫 계약면적을 전용면적으로 착각하고 계약한다면 자칫 후회를 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3.3m²당 분양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습니다. 그래서 계약면적 기준의 오피스텔 3.3m²당 분양가와 전용면적 기준의 아파트 3.3m²당 분양가를 보고 오피스텔이 더 싸다고 오해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분양 관계자들이 꼼수를 부릴 수도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공용면적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급면적보다 계약면적 표기를 더 선호했다”며 “전용면적으로 표기하면 면적이 너무 작은 데 비해 비싸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오피스텔도 전용면적을 쓰도록 통일하면 어떨까요? 3.3m²당 분양가도 전용면적 기준에 맞추도록 하면 안 될까요? 물론 건축법상 업무시설에 들어가는 오피스텔과 주택법을 따르는 아파트 등 주택은 건축기준, 특성이 달라 대등하게 비교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어진 ‘관행’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만큼 부동산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도 이 문제를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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