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전·월세 ‘전성시대’ 반짝현상은 아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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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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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깡통 아파트’, ‘전세 난민’, ‘도시형생활주택’….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던 단어들이다. 전반적인 주택 경기 하락 속에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떨어지는 아파트가 속출하는 한편 치솟는 전셋값에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전세를 찾아 떠나는 계약자들도 생겼다. 또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와 함께 2010년의 부동산 동향을 살펴봤다.》
주택 시장…매매는 꽁꽁, 전세는 귀한 몸


아파트 매매시장은 말 그대로 빙하기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람들은 거래를 망설였다. 당장 돈이 급한 매도자들이 내놓은 급매물만 거래되면서 전국 연간 매매가 변동률은 ―1.4%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 ―2.68%, 신도시 ―3.76%, 수도권 ―4.6%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경기 지역이 많이 떨어졌다.

반면 전세시장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계약자들이 돈을 더 주더라도 전세 재계약을 선호하면서 물량이 부족해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았다. 전국 전세금은 연간 6.91% 올랐고 서울은 5.81%, 신도시는 5.56%, 수도권은 6.4% 올랐다. 치솟는 전세금을 감당치 못하는 계약자들이 부족한 돈을 월세로 내는 ‘보증부 월세’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거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혜련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냉랭했던 매매시장이 이제 서서히 살아날 기반을 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리인상과 북한도발 등 불안감이 남아 있어 내년에도 매매보다는 전·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은 입주폭탄, 지방은 물량부족 사태



매매시장 침체에는 수도권에 입주물량이 쏟아진 점도 한몫했다. 11월 말 기준으로 2010년 전국 입주물량(예정물량 포함)은 총 29만5863채로 집계됐다. 2009년에 비해 1만2000여 채가 늘어났다. 2007년 말부터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고 각 건설사가 밀어내기식 분양을 감행한 탓이다. 특히 경기 지역에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11만3126채가 쏟아져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다.

지방은 수도권과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올해에 지방은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남(9.85%), 부산(9.22%), 전북(9.07%), 대전(5.7%) 등이 많이 올랐다. 지방은 지난 수년 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탓에 물량이 부족해 전세는 물론 매매에서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부산은 지하철, 다리 등 교통호재가, 전북은 새만금방조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내년에는 전국의 입주물량이 19만1336채로 올해보다 35%가량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경기지역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든다”면서 “수도권 역시 지방과 같이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와 전세가 함께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주택, 오피스텔은 오히려 호황


아파트 등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10월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평균 32.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고, 이번 달 분양한 ‘당산 삼성쉐르빌’ 역시 408실 모집에 7040명이 몰려 평균 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은퇴 세대들이 이제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원하고 있어 주택으로 몰리던 투자수요가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

소형주택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이에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도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법원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도 소형주택에만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귀하신 몸이 됐고 미분양 단지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에 도심 역세권에 지어지는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도 크게 늘었다. 2009년 한 해 총 인허가 물량이 1580채였지만 올해에는 8배가량 증가한 1만3257채였다.

전문가들은 “직장인,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가 늘고 출퇴근 거리를 줄이려는 추세다보니 역세권 소형 주택과 오피스텔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수요는 늘다보니 임대수익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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