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격도발 후, 국내 채권시장 변화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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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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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뭉칫돈 이탈… 中-日자금 유입
11월 佛-獨자금 1조5317억 급감… 中서 5560억 순유입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던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유럽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큰손들은 꾸준히 채권 투자를 늘리며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금리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1조745억 원을 순투자(순매수에서 만기상환을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순투자 금액(4조3357억 원)의 4분의 1 수준을 밑도는 규모다.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채권이 1조4972억 원 규모로 10월(1조8435억 원)보다 소폭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순매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순투자 금액이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 순매수 금액은 2조5717억 원으로 전달보다 무려 3조6000억 원 가까이 급감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와 중국의 긴축 가능성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이 국내 채권 시장을 외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24∼30일 1조 원가량의 외국자금이 채권 시장에서 순유출됐다. 10월 순투자를 보였던 독일(―8881억 원), 프랑스(―6436억 원), 네덜란드(―1284억 원) 등 유럽계 자금이 대거 이탈하며 외국인 탈출을 이끌었다.

반면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지난달 각각 5560억 원과 452억 원의 채권을 순투자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러브 콜을 이어갔다. 10월 141억 원을 순유출했던 일본은 지난달 매수세로 돌아섰으며 중국은 10월(4380억 원)보다 투자 규모를 늘렸다. 미국(1조580억 원)과 룩셈부르크(8028억 원)의 순투자도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룩셈부르크 투자가들은 장기투자 성향이 강하다”며 “이들은 지난달 북한 리스크로 환율이 급등하자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채권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8월 이후 꾸준히 3000억 원 안팎을 순투자하며 한국 채권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은 최근 매수 강도를 높여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6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11%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3.05%)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11월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7182억 원으로 10월(5조1151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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