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전]<하>국책은행 민영화 내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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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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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기은發 2차 금융빅뱅 온다

올해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로 시작된 금융권 빅뱅은 내년부터 재개될 국책은행 민영화에서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한동안 보류됐던 산은금융그룹과 기업은행 민영화작업이 우리금융 민영화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국책은행의 민영화는 우리 KB 하나 신한금융그룹 등으로 재편된 금융권의 4강 경쟁구도에 영업경쟁을 더욱 격화시키는 2차 빅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 산은 민영화, 내년 상반기 중 윤곽

1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산은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은행과 증권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은행업무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민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지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검토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를 위해 민영화 및 지분매각을 추진하려던 24개 기관 가운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추진이 다소 지연됐으나 향후 금융위에서 금융산업 전반을 고려해 추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은금융그룹 역시 내년 국내 증시 상장, 2012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한국정책금융공사로 이관하면서 업무는 축소된 대신 은행으로서 갖춰야 할 수신기반이 없어 상장을 하더라도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올해 초 태국의 상업은행인 시암씨티은행(SCIB)에 이어 최근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졌으나 잇따라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현재 정부가 내놓을 민영화 방안을 기다리며 아파트 집단대출을 통한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 외환銀 “지주회사 되면 경쟁력 강화”

산은금융지주 새 CI 선포 1일 새로 도입한 산은금융그룹 통합CI(기업이미지)선포식에서 민유성 회장이 새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새 통합CI는 산은금융지주의 영문약자인 KDB와 뫼비우스의 띠를 형상화한 상징으로 구성됐다. 사진 제공 산은금융그룹
산은금융지주 새 CI 선포 1일 새로 도입한 산은금융그룹 통합CI(기업이미지)선포식에서 민유성 회장이 새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새 통합CI는 산은금융지주의 영문약자인 KDB와 뫼비우스의 띠를 형상화한 상징으로 구성됐다. 사진 제공 산은금융그룹
기획재정부(65.1%)와 한국정책금융공사(8.9%), 한국수출입은행(2.3%) 등 정부와 공공 부문이 76.3%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도 내년 상반기에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부는 기업은행의 경영권과 관련 없는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저울질해왔으나 지금까지 ‘계획’에만 그쳤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정책금융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된 만큼 민영화를 서두르기보다는 지주회사로 전환해 체질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는 주장도 나온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시중은행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주회사 전환은 시급한 문제”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지주회사가 되면 자회사끼리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영업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국책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금융권은 우정사업본부의 금융 부문을 주시하고 있다. 우편과 금융을 분리하는 게 옳으냐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산업은행은 최대 약점인 수신기반을 갖출 수 있고 기업은행도 짧은 시간에 지점을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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