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형마트 개점 17년… 외국계 물리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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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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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백화점형→카테고리 킬러’ 끝없는 진화

대형마트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가 카테고리 킬러 매장과 패션 판매를 강화하고 새로운 진열방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도입한 이마트 가양점과 리뉴얼을 통해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새로 연 롯데마트 동래점, 명품판매로 백화점 영역을 넘보는 홈플러스 잠실점(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 제공 각 업체
대형마트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가 카테고리 킬러 매장과 패션 판매를 강화하고 새로운 진열방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도입한 이마트 가양점과 리뉴얼을 통해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새로 연 롯데마트 동래점, 명품판매로 백화점 영역을 넘보는 홈플러스 잠실점(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 제공 각 업체
1993년 11월 12일. 이마트가 서울 도봉구 창동에 1호점을 냈다. 국내에 ‘대형마트’가 상륙한 첫날이다. 이마트 1호점은 미국식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모델로 삼고 여기에 식품 판매를 보강한 형태였다. 대형집기에 박스 단위로 상품을 진열해 저비용을 강조한 ‘창고형 마트’였다.

그로부터 17년 뒤. 15일 현재 전국에는 420개의 대형마트가 영업 중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대형마트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식 창고형 마트로 출발해 한국인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강화한 ‘한국형 모델’을 정착시키면서 카르푸와 월마트 같은 외국계 대형기업을 물리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 대형마트의 고민… 돌파구를 찾아라

1993년 출범 이후 10년 동안 국내 대형마트업계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대형마트가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점포 수로 국내 1위인 이마트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2006년 17.3%, 2007년 10.5%에서 2008년 4.8%, 2009년 4.5%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들은 원가절감과 매장 차별화, 해외 소싱 강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차별화 매장 육성, 해외 소싱 강화 등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도입한 ‘상품 다(多)보증 서비스’는 대형마트 서비스 진화의 결정판이다. 2만9000원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하면 1년 동안 이 마트에서 구매한 상품의 도난, 파손까지 보상해준다는 개념이다.

‘카테고리 킬러’ 매장의 강화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2008년 문을 연 롯데마트 부산 동래점은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대규모 리뉴얼을 했다. 인근에 완구전문점과 대형가전 매장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토이저러스’와 ‘디지털 파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카테고리 킬러 매장은 한자리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각각 스포츠 멀티숍 형태로 카테고리 킬러를 운영하고 있다.

○ 진열 바꾸고 명품도 판매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도 ‘첨단’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가양점을 리뉴얼하면서 신선식품 매장 진열 집기를 모두 교체했다. ‘MU(Merchandise Unit)집기’로 불리는 이 집기는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매입하는 단위 그대로 매장에 진열해 신선식품의 상품화 과정을 단축하고 진열을 단순화한 것이다. 생산과 유통, 진열을 같은 단위로 한 이 집기 방식으로 이마트는 포장 및 물류비용을 10%가량 낮췄다. 이마트 포천점은 일부 상품을 박스 그대로 진열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공산품을 박스 그대로 진열해 진열에 드는 시간을 30% 정도 절감한다는 취지다. 패션과 명품 판매를 강화한 것도 백화점의 영역을 넘보는 새로운 시도다. 홈플러스는 명품 수입업체인 오르루체코리아와 손잡고 잠실점과 일산킨텍스점에서 명품관을 운영하고 있다. 프라다, 샤넬, 구치, 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백화점보다 싸게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잠실 월드점에 명품관을 열었다. 이마트는 가양점에서 자라, 갭 등 글로벌 자기상표부착방식(SPA)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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