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기자의 That's IT]당신도 꿈을 나누고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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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일해온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기 위해 아픈 몸을 무릅쓰고 진통제를 먹어가며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나쁜 회사라고요? 실제는 반대입니다. 이들은 발광다이오드(LED) 업체인 서울반도체라는 회사의 생산직 직원들입니다. 2002년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한 이후 지금까지 급성장한 덕분에 그동안 조금씩 받은 스톡옵션의 가치가 수십 배 이상 올라 웬만한 대기업 퇴직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모은 분들이죠.

“이만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도 없는데 그만 쉬셔도 되지 않나요?” 관리팀에서 이런 얘길 해도 이분들은 계속 회사에 나온다고 합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여길 나가면 난 그냥 아줌마잖아.” 이분들이 일을 시작하던 당시(1990년대 중후반)의 서울반도체는 그저 그런 작은 공장이었지만 지금 이 회사는 최신 3차원(3D) 입체영상 TV와 고급 승용차 헤드라이트 등에 쓰이는 LED 부품을 만드는 매출 4000억 원대의 중견기업이 됐습니다. ‘그냥 아줌마’들은 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면서 첨단 기업을 일군 주역이 됐죠.

요즘 페이스북이란 회사도 화제입니다. 많은 샐러리맨이 ‘10년 만의 기회’라며 술렁인다고 합니다. 이들이 최근 한국에 지사를 낼 준비를 하고 있는 데다 조만간 미국에서 상장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라죠. 구글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국내 인터넷 기업에서도 페이스북에서 언제 구인공고를 내고 스카우트 제의를 해올지 기다리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야후나 구글, NHN이나 엔씨소프트 등의 회사에서 회사가 증시에 상장되면서 큰돈을 번 사람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서울반도체나 페이스북 등은 처음엔 작은 회사였습니다. 심지어 페이스북은 미국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창업한 회사죠.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하며 그 꿈을 실현시키도록 돕는 사람이 바로 기업가입니다.

최근 읽었던 마이클 애링턴이란 기업가의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나와서 수십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실리콘밸리의 기업 법무를 맡던 잘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창업을 하겠다고 변호사 일을 때려치웠죠. 첫 창업은 실패했지만 그는 계속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기업 소식과 투자 소식을 전하는 ‘테크크런치’라는 회사를 창업했는데 이 회사가 대박이 나면서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애링턴은 안락한 삶이 보장된 변호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한 이유를 이렇게 말하더군요. “많은 사람은 더 큰 보상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하지만 기업가는 위험이 있는 곳에 모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어서라고 하고, 누구는 배운 게 이것밖에 없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 누군가는 꿈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누군가는 그 꿈을 나눠 꿉니다. 우리, 지금 꿈을 나눠 꾸고 있나요?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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