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제표보다 기술가치로 평가”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민간 최초 ‘한국특허감정원’ 문연 이승환 대표

“특허 감정이라는 분야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술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특허감정원의 이승환 대표이사(사진)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특허감정원을 설립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필수”라며 “지금까지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회계학적 판단이 기업 평가의 주를 이뤘지만 이는 미래의 연구개발(R&D) 판단의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허 감정은 기업이 출원한 특허의 정확한 가치를 판단하는 것으로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 관련 시장 규모 등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이렇게 평가된 가치는 특허 양도 및 기업 매각 시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유리하도록 도와준다. 이 대표는 “특허 같은 무형자산은 재무제표로 측정할 수 없는 엄청난 잠재가치를 가진 요소”라며 “특허 감정을 통해 사업의 독점적 지위 확보 가능성 획득, 침해 우려 차단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감정을 위해 한국특허감정원에는 변리사, 회계사 외에 기술평가를 위한 엔지니어도 포진했다.

특허 감정 업무를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담당하는 것은 한국특허감정원이 처음이다. 한국특허감정원 측은 “유망 기술로 평가받고도 실제 사업화 단계에서는 기술 침해나 예상치 못한 경쟁 기업의 유사 기술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막기 위해 기술 평가, 회계 평가와 함께 특허의 법적 안정도에 대한 평가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특허감정원은 관련 노하우 구축을 위해 지식재산(IP·Intellectual Property) 컨설팅의 선두기업인 미국의 AUS와 제휴했다.

한국특허감정원은 장기적으로는 특허 감정을 넘어서 기술거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특허의 안정도에 대한 평가를 통해 그 기술이 시의성 있게 거래될 수 있는 중개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특허권을 획득하고도 자금과 노하우가 부족해 기술을 사업화하지 못하는 대학 연구소,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특허청 차장, 그리스 주재 한국대사, 세계에너지산업정보통신기술회의 조직위원장 등을 지낸 그는 “큰돈을 벌기보다는 지식산업 발전에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감정원을 설립했다”며 “전문성과 신뢰를 담보로 국내 기업들의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